(-지난 해 5월 경남 함안군 함안면 괴산리 무진정에서 열린 '함안 낙화놀이' (사진 함안군)

"마치 별과 은하 같다" “떨어지는 불꽃이 마치 별과 은하를 연상케 한다” “호수 위로 별이 빛나고 떨어지는 것 같아 바라보면 모든 소원이 이뤄질 것 같다” “오래 전에 어떻게 이런 신비한 순간을 만들었을까 놀랍다” 지난 해 5월 경남 함안군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실시간 중계된 한 영상을 본 외국인들의 반응이다. 영상 속 연못 위를 가로지르는 수많은 줄엔 하얗고 기다란 봉 수천개가 매달려 있었다. 봉에 불이 붙자 숯가루가 탄 불꽃이 마치 꽃가루처럼 물 위로 흩날리며 장관을 이뤘다. 경남 함안군 무진정에서 매년 열리는 ‘함안 낙화놀이’다.

낙화봉은 한 번 불이 붙으면 2시간 가량 쭉 탄다. 폭죽이 하늘로 수직 상승해 ‘펑’하고 터진 뒤 금세 사라지고 마는 서양식 불꽃놀이와 다르다. 바람과 만난 불꽃은 시간이 갈수록 더욱 거세게 흩뿌려진다. 올해는 5월 27일에 볼 수 있다 낙화놀이는 매년 음력 4월 초파일(석가탄신일)에 열린다. 조선 선조(1567~1608년) 재위 당시 함안군수로 부임한 정구 선생 때 시작했다. 액운을 없애고 백성의 안녕과 한 해 풍년을 기원하기 위해서 였다고 한다. 오랜 전통을 지닌 함안 낙화놀이도 일제강점기를 거치며 명맥이 끊길 뻔했다. 일제의 민족 말살 정책으로 중단되면서다. 1945년 해방됐지만 곧이어 발발한 한국전쟁으로 인해 다시 이어지지 못했다. 2000년대 들어 함안면과 마을주민들이 모여 ‘함안낙화놀이보존회’를 설립하면서 다시 명맥을 잇게 됐다. 보존회 노력으로 2008년 전국 불꽃놀이 중 최초로 무형문화재(경남도 무형문화재 제33호)로 지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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