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길 전망 좋은 바위에 앉아 쉬고 있는데, 눈 앞 소나무에 까마귀가 날아와 앉았다. 한참 동안 친구가 되어 포즈를 취해준다.

​까마귀는 높은 사회성과 협동성을 가진 조류로, 까치와 더불어 국내 유명 철새 도래지에서 터줏대감 노릇을 하고 있다.

알고 보면 까마귀는 우리에게 오래 전부터 회자되어 왔던 친근한 새다.​ 고구려에서는 다리가 셋 달린 까마귀 모습을 한 삼족오(三足烏)를 태양의 상징​이라며 숭배했고, 포은 정몽주의 어머니가 지은 백로가로 알려진 시조에서는 까마귀의 검음을 더러움, 불의, 악을 상징하기도 했다.

까마귀가 친구하자고 하겠다 아이가 씻기를 거부하면 엄마가 ‘까마귀가 친구하자고 하겠다’고 말한다. 아이는 까마귀와 친구하면 좋겠다고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오합지졸(烏合之卒) 까마귀의 집단은 리더가 없는 단순한 집합체인데, 이 때문에 ‘오합지졸(烏合之卒)’이라는 말이 생겼다. 까마귀가 모인 것처럼 질서가 없이 모인 병졸이라는 뜻이다. 임시로 모여들어서 규율이 없고 무질서한 병졸 또는 군중을 이르는 말이다.

까마귀 날자 배 떨어진다 오비이락(烏飛梨落), 아무 관계도 없이 한 일이 공교롭게도 때가 같아 억울하게 의심을 받거나 난처한 위치에 서게 됨을 이르는 말이다.

​까마귀 고기 먹었느냐? 건망증이 심한 사람에게 "까마귀 고기 먹었냐?"라는 말을 하지만 실제로 까마귀는 머리가 나쁘지 않다. 까마귀는 까치, 앵무새와 함께 새 중에서 최상위권의 지능을 가지고 있으며 인간 다음으로 똑똑한 동물 중 하나에 속한다. 훈련받은 까마귀의 지능은 6~7세 아이 정도로, 돌고래나 침팬지 급의 지능을 자랑한다고 한다. 병 속에 든 물을 마시기 위해 돌멩이를 여러 개 주워 모아 병 속에 넣고는 바닥의 물이 돌멩이 더미 위를 넘어 주둥이 부근까지 올라오도록 만든 후 물을 마셨다는 이솝 우화도 있다.

 

저작권자 © 시니어 타임스(Senior Time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