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남편이 저녁을 먹고 오겠다고 했다. 바깥 음식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사람인데 어인 일인지 궁금했다. 집에 왔기에 맛있는 것 먹었느냐고 물어보니 된장찌개를 먹었다고 한다. 지나가다 "홍어 애탕"이라고 있기에 갑자기 예전 맛이 기억나서 먹고 싶은 마음이 들었단다. 그래서 형과 같이 가려고 불렀더니 형이 홍어탕이 싫다고 해서 못 먹었다고 입맛을 다셨다.

그 말을 듣고나서 몇 번 마트 생선코너를 기웃거렸지만 홍어가 없었는데 오늘 가보니 홍어가 있었다. 삭힌 홍어는 아니지만 탕은 할 수 있겠다 싶어 잠시 머뭇거리고 있는데 생선가게 사장님이 안살까 봐 애가 탔는지 두 마리에 15,000원! 하고 파격적으로 가격을 내려 주셨다. 굳은 5천 원을 가지고 무 한 개, 청양고추 한 봉지와 대파를 샀다. 집에 와서 한 마리는 냉장고에 넣어두고 한 마리를 잘 씻어 물기를 뺐다.

냄비에 물을 1/3쯤 붓고 굵은소금 한 수저와 고춧가루 두 수저 그리고 고추장 한 수저, 마늘 한 수저, 무 적당량을 썰어 넣고 청양고추 3개를 넣어 끓인다. 잘 씻어 놓은 홍어를 팔팔 끓고 있는 냄비 속으로 퐁당 넣는다. 그리고는 양파 1/3을 썰어 올리고 파도 1줄기 어슷하게 썰어서 넣고 나머지 간을 맞추면 끝이다.

다른 반찬은 필요 없고 김치만 있으면 되는데 마침 익기 시작한 파김치가 있어서 상에 올렸다. 홍어탕 한 수저 뜨더니 "어허~~시원하다"를 연발한다. 나도 그 소리에 반가워 한 수저 뜨고 보니 홍어 애탕만큼은 아니지만 삭힌 홍어 맛이 살짝 돌면서 적당히 맵고 적당히 시원한 홍어탕이 되었다. 맛있는지 홍어살을 연신 발라 먹더니 어느새 홍어탕에 밥을 말아 계속 입으로 가져가는 걸 보니 흐뭇하다. 역시 음식을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음식을 맛있게 먹어주는 사람이 있어야 진가가 나는 법이다.

홍어탕

▶준비물 : 무우 1/4 쪽, 고추가루 2수저, 고추장 1수저, 마늘 1수저, 청량고추 3개, 굵은 소금 2수저, 다시다 1수저, 대파 1줄기, 양파 1/2

▶조리법

무우를 나박하게 썰어 1/3 가량 냄비에 물을 올린 후 그 속에 넣고 거기에 양파와 대파를 뺀 재료를 모두 넣고 끓인다. 물이 끓을 때 홍어와 양파 그리고 대파를 넣고 10 정도 끓인 후 간을 보고 2차 간을 더한다. 굵은 소금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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