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봄날/정현숙

봄비에 씻긴 하늘은

푸르다 못해

맑은 종소리가

들릴 듯 하다

햇살 사이로 보이는

바깥 풍경은

수채화처럼 투명하다

풀향기 꽃향기를

실어나르는 바람은

산들산들 신이 났다

이토록 감미로울 수가

이토록 상큼할 수가

이런 날은

못난 궁상 떨쳐버리고

화사한 충동질에

은근슬쩍 넘어가도 좋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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