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롱이란 단어에 혹해 에디터를 신청하고 첫 특강(2023.3.30.목)을 들었다. 월 1회 특강(4회)과 포럼 1회로 총 5회라 부담이 없다. 같은 날, 함께 활동하는 중장년사업지원단 단원들이 불광천 벚꽃놀이 번개 모임을 가졌다. 강연 전 한 시간 쯤 시간 여유가 있어서다.

버스정류장을 따라 흐드러지게 핀 벚꽃터널을 걸어 단원들과 짧고 강렬한 만남 후 과학을 해보니까 재밌다는 이정모님 만나러 은평평생학습관으로 출발했다.

과학은 사실 어렵기도 하고 평소 나와 거리가 멀다고 생각한 분야라 큰 기대는 없었지만 일단 제목은 맘에 든다. 해보니까 재미있다니 한번 들어보고 싶었다.

살롱 에디터에게 주는 한정판 기념선물인데 나름 귀엽다.

 강연자로 나온 이정모님은 국립과천과학관 관장을 지낸 분이다. 과학이라니 글자마저 과학스러운데 들을수록 점점 빠져든다. "모른다고 말하는 게 바로 과학의 출발점이에요."라며 계란 파동이 났을 때 수치로 확인만 했어도 문제가 없었을 거라고 설명할 때는 여기저기서 폭소(실소)가 터졌다. 천동설, 지동설, 밀물과 썰물, 우주 현상까지 줄줄 얘기하다가 "과학자라고 다 아는 게 아닙니다. 끊임없이 의심하고 질문하세요." 라며 다양한 사례도 들었다.

 

 

 

 

선풍기를 틀고 자면 죽는다는 설에 대해 과연 그럴까요? 그런 이야기는 왜 생겼을까요?하며 오래 전 자료를 보여줄 때는 국어 표기에 대한 변천사를 느낄 수 있어서 더 재미있었다.

콜라겐은 피부를 뚫고 들어갈 수가 없다면서 광고를 그냥 두는 이유는 딱히 피해자가 없기 때문이라는 씁쓸한 설명과 일상에서 새기고 살면 좋을 이야기도 간간이 들려주었다.

내가 소장 중인 총균쇄에 대한 이야기도 나왔다. 한국경제 기자가 서울대도서관에 메일을 보냈는데 내용이 '서울대 학생들이 올해 어떤 책을 가장 많이 읽었는지 리스트를 뽑아달라'는 거였고, 조사해 보니 1위가 무협지라 빼고 2위부터 9위는 운동권 학생들이 읽는 책이라 제외시켰단다. 결국 10위에 오른 총균쇄가 가장 많이 읽는 책에 올랐다고 하면서 지루함 참고 꾸역꾸역 읽었던 총균쇄가 현실에 안 맞는다고 읽지 말랄 땐 살짝 배신감(책에 대해)까지 들었다.

​과학책을 추천하며 처음엔 쉬운 것부터 읽고 그 다음 단계로 조금씩 넘어가라고 한 것도 인상적이었다. 질의응답을 마지막으로 쉬는 시간도 없이 달린 두 시간의 특강이 끝났다. 재미도 있었지만 전혀 지루하지 않게 과학에 대한 선입견을 없애준 시간이었다. 아리송한 문제를 숫자로 풀어 보여주는 이정모님의 호탕한 말투와 '나는 자연인이다'에 나옴직한 털보산적 닮은 외모도 기억에 남는다. 앞으로 남은 법학, 서양철학, 음악도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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