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가려고 노력하지만 잘 되지 않는 봄나들이,  영릉은 4년 전 그리고 3년 전에 진달래가 너무 예뻐서 찾은 곳이다. 1년에 단 한 번 일주일 정도를 개방하는 진달래 능선이 너무 멋있어 봄만 되면 찾게 되는 곳이다. 올해도 어김없이 개방을 했고 진달래는 온 능선을 가득 메우고 있었다.

찍새들과 함께 찾은 세종대왕릉은 집에서 25분 거리에 있다. 가는 도중 벚꽃축제가 열리는 흥천군을 지나 즐비한 벚꽃나무에서 떨어지는 꽃눈을 맞으며 갔다. 진작 이곳으로 벚꽃놀이 올 것을 엄한 데만 돌아다녔다. 영릉은 생각 외로 한산했다. 너무 넓어서 사람들이 많이 있어도 휑한 듯이 보인다. 우선은 진달래 능선으로 먼저 올라갔다. 꽃길을 따라 걸으면 내가 사진 찍으러 왔다는 것을 잊어버리고 마냥 걷고만 싶어진다. 정신 차리고 몇 컷을 찍고 찍히고 나서도 꽃길 따라 마음이 가버렸다. 오고가는 사람이 적어 홀로 일행과 떨어져 진달래 꽃길을 걷는데 산돼지가 나온다고 들어가지 말라는 푯말도 세워져 있다. 산돼지들도 가끔 꽃놀이 오는 모양이다. 서로 영역이 다르니 부딪히면 서로에게 안 좋을 듯 해서 얼른 일행을 찾았지만 다들 꽃 속에 파묻혀 어디를 갔는지 보이지 않는다.

사진 찍고 걷고 찍고 걷고를 하다 보니 산돼지 만날 걱정은 어디로 가고 결국 능선 초입으로 다시 나왔다. 둥글게 한바퀴 돌았다. 나오면서 만난 세종대왕님의 무수한 업적들을 보았다. 아는 것도 있고 본 것도 있지만 알지 못했던 많은 과학기구들이 나를 놀라게 했다. 사람은 죽을 때 까지 배워야 함을 새삼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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