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엄마를 하늘나라로 소풍 보내드리고 이제 조금 평정을 찾아간다. 만 3년을 꼬박 엄마집에서 동거동락하며 케어해 온 지난 시간들, 남편은 본인이 독거노인으로 지내고 있으면서도 자기는 괜찮으니 엄마 살아계시는 동안 잘 모셔야한다고 늘 얘기하며 나를 많이 챙기고 생각해 주었다.

​그런데 엄마는 95세가 되는 2023년 올해가 되자마자 하늘나라 가시려고 미리 예고 하듯이 119를 불러 병원 응급실로 가서 입퇴원하기를 서너 번, 마지막에는 요양병원으로 옮기시고 딱 보름 만에 하늘나라로 가셨다. 무엇이 그리도 바쁘셨는지? 곧 칠십을 바라보는 나이임에도 엄마는 무조건 언제까지나 내 곁에 계실 줄 알았는데 엄마는 백수 하실 줄 알았는데.....

가끔 저녁시간에 오이와 상추를 사들고 와서 방문 열고 엄마~~하며 부르면 어서 오라고 손짓해 주시던 나의 엄마, 텅 빈 허전한 마음을 어찌하지 못해 몇 날 몇 일을 울며불며 헤매고 다닌다. 역시 엄마의 세월은기다려주지 않았다. 치매를 앓으셨어도 그저 얌전하시고 깔끔하시고 피아노 앞에 앉으셔서 내게 피아노를 가르쳐 달라시던 이쁜 우리 엄마, 결국 병원으로 가셨을 때 사위더러 아저씨라 부르며 식사 좀 하고 가세요 했지. 아들들의 이름도 바꾸어 부르셨지만 딸인 나에게만 성희야! 성희야! 부르시다 점점 기억을 잃어버리셨던 엄마인지라 매일매일을 조심스레 허둥거리며 살아온 3년 세월이다.

나는 아니 우리 3남매는 정말 최선을 다했고 후회없이 보내드렸다. 원장님의 배려로 마지막까지 중환자실에서 가족 모두 임종을 지켜볼 수 있었으니 복이 많은 울엄마께 감사한다. 팥죽을 유난히 좋아하신 엄마는 빵 중에서도 단팥빵을 최고로 좋아하셨는데 이젠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아무 것도 없다. ​새벽에 눈을 감으신 엄마, 인정할 순 없었지만 다 받아드리고 슬퍼할 새도 없이 빈소를 차리고 장례식에 조문 오신 많은 분들의 위로와 격려를 받으며 가족 선산에 모셨다. 영원히 끝날 것 같지 않았고 영원히 붙잡고 싶은 시간도 끝이 나고 이젠 엄마가 돌아가실까 봐 두려워 할 필요도 불안해 할 필요도 없이 먼 곳으로 여행을 떠나셨다.

​누군가가 인생은 여행이고 여행은 떠나는 일이라는 말이 생각난다. 엄마! 눈만 뜨면 보고 싶고 눈을 감으면 생각나는 엄마! 내 엄마여서 행복했습니다. 사랑합니다. 아픔도 고통도 없는 하늘나라에서 이제 평안히 쉼하시길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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