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지개 송어는 토종 생선이 아니라 60년대 북미에서 식용으로 종자가 들어온 것이다. 연어처럼 민물에서 알을 낳고 성체가 되어서 바다로 갔다가 다시 민물로 돌아오는 어종인데 우리가 먹는 무지개 송어는 양식장에서 길러져 바다 여행을 하지 못한다. 그래서 산천어라고도 하는데 송어라는 이름은 살결이 소나무 결같이 생겨서란다. 연어와 비슷하지만 연어보다는 지방이 적어서 살이 단단하다. 우리 가족은 한 달에 한 번 정도 송어회를 먹으러 간다.

처음 무지개 송어는 32년 전 홍천에서 먹어봤다. 한여름에 시원한 계곡 평상에 앉아 발을 물에 담그고 먹는 그 맛이 좋아 친구들이 방문하면 그곳에 데리고 가서 송어회와 구이를 즐겼었다. 아이들도 다 컸지만 가끔 홍천 송어회가 먹고 싶다고 한다. 다행히 양평에도 무지개 송어를 하는 집이 있어 자주 간다. 양평 송어집을 몇 군데 추천받아 가봤지만 여러 곳 중에서 이 집이 가성비가 좋다. 요즘 물가가 올라 아마도 2만 원으로 오르지 않았을까? 했는데 아직까지는 가격이 오르지 않았다. 11,000원 할 때부터 오기 시작해서 지금은 17,000원이 되었다. 적어도 두당 20,000원은 잡아야 회를 시작할 수 있는데 이 집은 3,000원에 찌개까지 준다. 송어회는 회로 먹어도 쫄깃한 식감이 좋지만 각종 야채와 곁들여 먹으면 더 좋다. 식당 한편에 양배추와 당근 그리고 상추를 썰어놓은 자율 코너가 있다. 기본으로 주는 것 외에 각자 취향껏 더 먹을 수가 있어서 맘에 든다.

식당 옆 작은 연못에서 노니는 송어들, 키우는 건지 주문받으면 뜰채에 떠져서 식당으로 가는지는 알지 못한다. 가보면 항상 그만큼의 물고기가 있어서 그냥 구경하곤 한다.

연어보다는 살이 붉은 송어회의 신선함이 식욕을 자극한다. 그런데 송어 살이 붉은 이유는 사료 때문이라고 한다. 남편이 충주댐에서 잡아온 자연산 송어는 살이 연한 살색 빛이었다.

세 가지 야채에 고소한 맛을 더하는 콩가루와 잡내 잡아주는 들깨가루를 넣고 간 마늘 한 수저와 청양 고추 두어 개를 넣고 참기름 몇 방울 떨구어 비빈 후 송어를 넣고 다시 한번 비벼 먹으면 정말 맛있다.

회를 어느 정도 먹으면 다음은 송어 잡고 남은 서더리로 찌개를 해준다. 반찬으로 나온 콩나물과 먹다 남긴 야채들을 다 넣고 마늘 한 수저 더해 끓이다가 찌개를 먹으면 밥도둑이 따로 없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내가 해먹는 방법은 적당히 찌개를 즐겼으면 남은 국물에 밥과 라면을 넣고 끓이는 것이다. 그러면 맛있는 어죽이 된다. 잔 가시 걸러내는 불편은 있지만 맛이 좋으니까 용서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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