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혼자 있어도 잘 해서 먹는 편이다. 오늘은 점심으로 뭘 먹을까 하다 샤부샤부 할 때 먹으려고 사둔 분모자에 눈이 갔다. 분모자는 감자 전분으로 만든 것으로 가래떡처럼 길게 만들어진 것과 편편하게 된 것이 있다. 생긴 것은 가래떡이지만 오랫동안 입안에 넣고 씹어야 할 만큼 쫀득거린다. 이걸로 떡볶이를 해도 좋기에 준비했다.

분모자는 중국에 살 때 먹어 본 기억이 있다. 여기서는 샤부샤부 할 때 넣어 먹는 것 처럼 중국에서 먹었을 때도 훠궈였다. 딱딱하게 생긴 것을 물에 담가 놓았는데 끓는 물에 들어가면 녹진녹진 부드러운 질감에 많이 먹었었다. 처음엔 녹두면을 넣어서 먹었는데 그건 너무 얇아서 점차 굵은 면발을 찾다 보니 나중엔 분모자였다. 녹두면처럼 다른 곡식으로 만든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감자 전분이다. 여기에 타피오카 분말을 섞으면 극강의 쫄깃거림이 있다고 한다.

일단 냄비에 물을 넣고 고추장 한 수저와 다시다 한 수저를 넣고 끓인다. 가래떡을 떡볶이 수준으로 잘라둔 것과 분모자를 넣어 끓이면서 마늘과 고춧가루를 더해준다. 10여 분 정도면 떡도 익고 분모자도 말랑해져 있다. 우선 떡부터 먹는다. 분모자는 감자 전분이어서 쉬이 식지가 않아 잘못하면 혀랑 입천장이 홀랑 벗겨진다. 적당히 식어지면 분모자와 떡 먹는 속도가 빨라진다.

요즘엔 다이어트를 하느라 아침과 저녁에 식단 조절을 하기 때문인지 욕심만큼 많이 먹지를 못한다. 게다가 고춧가루가 매워서 뜨거운 분모자를 씹기가 어렵다. 입안이 알알하다. 식탐이 화를 부른 것이다. 고춧가루를 조금만 넣을 걸....먹고 싶은 마음에 양껏 넣었다가 낭패 당했다. 분모자는 칼로리가 또 높다. 

짧은 게 가래떡 4등분 하여 자른 것이고 꼬인 듯 긴 것이 분모자다. 분모자 자체는 아무런 맛이 없다. 감자 전분을 익힌 것인데 뭔 맛이 있겠는가. 그냥 마라탕이나 훠거 같은 국물 요리에 쫀득한 식감을 위해서 먹는 거라고 생각하면 되겠다. 날이 추우니 중국 정통 훠궈가 먹고 싶은 생각이 난다. 훠궈도 해서 먹으면 좋으련만 둘이 먹기엔 야채가 많이 남으니 4명 이상 모일 때 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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