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 지나고 냉장고를 정리하는데 떡국 끓이고 남은 게 있었다. 두고두고 떡국 끓여서 먹으면 되겠지만 냉장고에 오래 두면 아무리 냉장고가 좋아도 쉬이 곰팡이가 난다. 냉동실에 넣어두면 언제까지 있을 지 또 보장이 없다. 다른 먹거리로 인해 손이 잘 안가게 된다. 그리고 냉동된 떡으로 떡국을 끓이면 조금 질기다.

남편을 양평역으로 픽업해 주고 아침 냉기를 피하기 위해 켜 놓은 난로불을 쬐며 오롯이 내리는 눈발을 지켜보다가 떡 생각이 났다. 난롯불에 떡을 구워 먹을까 하는 생각, 생각을 바로 행동으로 옮겼다.

어릴 적 집안에는 큰 연탄난로가 있었는데 그 난로 뚜껑 위에 떡을 올려놓고 구워 먹던 생각이 났다. 떡을 난로 위에 올리면 조금 있다가 떡이 빵빵하게 부풀어 오른다. 그러면 날름날름 집어먹곤 했다. 잠깐 한눈 파는 언니나 동생 것도 홀랑 먹어치우다 쌈질한 생각도 난다.

전기난로라 연탄난로만큼 열기가 위로 솟진 않지만 오랜 시간 올려두니 그런대로 떡뻥이 된다. 눈은 내리고 떡뻥은 빵빵하게 부풀어 오르고 이러다 내 얼굴도 떡뻥이 되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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