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 부잣집 우리는 자매가 넷이다. 넷이 결혼을 하니 명절 당일은 움직이기가 쉽지 않아서 명절 다음 날 모이기로 했다. 각자 집에서 한 음식을 가지고 자매들 집에서 돌아가며 모인다. 이번 명절도 예외는 아니어서 다들 각자 무엇을 가져오겠다 하고 막내네로 모였다. 나의 부모님은 아들 딸 5명을 낳았는데, 각자의 식솔들을 데리고 모이면 26명이다.

언니 : 부부 2명, 자녀 2명, 사위 며느리 2명 손자녀가 5명이다. 제일 다복하다.

나 : 부부 2명, 아들 1명, 딸 사위 2명

동생 1 : 부부 2명, 아들 1명

동생 2 : 부부 2명, 아들 1명, 딸 1명

남동생 : 부부 2명, 아들 1명

유학 간 아이 빼고 전부 25명이 모였다. 시끌시끌 복작복작, 모처럼 사람 사는 집 같다. 각자 가져온 음식을 뷔페식으로 차렸다. 참 푸짐하다. 웬만한 식당은 저리 가라 수준이다. 먹기 전에 세배를 먼저 시작했다. 우선은 자매 동기들이 빙 둘러서서 서로 인사하며 덕담을 나눴고 그 후엔 아래 세대인 사촌들이 모여 서로 맞절하며 새해 인사를 나누었다. 그 다음엔 손자녀들이 서로에게 인사했다. 대망의 세배 시간, 의자를 8개 놓고 어른들이 앉아 자녀들이 세배하는 것을 보며 흐뭇해 했다. 결혼한 자녀는 세뱃돈이 없고 아직 미혼인 자녀들에게만 세뱃돈을 주었다. 아이들은 중학생은 3만 원 초등학교 고학년은 2만 원, 아직 어린 유치원생인 손녀들은 만 원씩 받았다.

그리고 식사시간, 사촌들인 아이들이 한자리 차지하고 앉아 그간 지내온 이야기들을 하고 서로 정을 나눈다. 아이들은 평소에도 자주 만나니 할 이야기들이 많다. 언니네 큰 조카가 제일 어른으로 동생들을 잘 살펴서 그런지 다들 좋아한다. 조카며느리도 우리 모임에 오고 있다. 친정에 안 갔나 못 갔나 미안한데 다들 미리 다녀왔다고 한다. 그래도 우리는 웬만하면 일 시키지 않고 편하게 있게 한다. 우리들도 모여서 부모님 이야기를 하며 추억한다. 다 먹고 나면 남은 음식은 4등분으로 싸서 각자에게 준다. 살림하는 아이들이 달라고 하면 기꺼이 나눠준다.

설거지가 끝나면 조카들이 윗대에게 준비한 설 선물을 돌리며 인사한다. 이번에 나도 큰 선물을 받았는데 막냇동생이 생일 케이크를 준비해 주었다. 내 생일은 양력으로 치면 1월 24일이지만 음력이면 1월 1일이다. 올해는 하루 걸러서 생일이다. 언니에겐 금일봉을, 바로 밑의 동생에겐 화장품을 받았다. 막내는 케이크와 더불어 늘 발을 불편해 하는 나를 위해 걷기 편한 운동화도 선물했다.

이건 나만이 아니라 동기들 모두에게 감사하다. 늘 만나는 사이여서(우린 한 교회를 섬겨서 주일마다 만난다) 2시간 반 동안의 즐거운 시간을 뒤로 하고 다음을 기약하며 안녕을 고했다. 정말 까치 까치 설날은 어제였고 우리들의 설날은 오늘이었다.

준비한 것들을 데우며 덕담 나누고, 하나씩 상에 준비해 온 것들을 올린다. 다과상도 미리 잘 챙겨 놓고....

My Birthday 케이크 불기,  24명의 합창을 들었다. happy~~happ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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