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밥이 최고다

아침식사야 집에서 하고 나오지만, 점심부터 저녁 식사는 전쟁이다. 사무실 근처 한식 뷔페는 두 군데나 되지만, 11시부터 줄을 선다. 12시부터 1시까지는 자리가 없다. 피곤하다. 음식 담으면서도 뒷 사람이 쳐들어 오니 바쁘다. 음식의 질은 높지만, 13가지 반찬을 내 손으로 담는 것도 피곤한 일이다. 자리 잡는 것도 일이다.

약수동 작은 기업에 근무할 때, 당시 사장이 밥 대신 알약으로 때울 수 있으면 좋겠다고 한 적이 있다. 식사도 식도락인데 그럴 수는 없다.

동네에 국수집도 몇 집 있는데 칼국수집은 양이 너무 많다. 남기지 않으려고 다 먹다 보면 너무 배가 불러 기분이 나빠진다. 막국수집은 양이 너무 적어 먹고 나면 금방 배가 고파지는 것이 흠이다. 동네에 동촌 돈까스 집이 있는데 돈까스 양이 너무 많아 절반은 포장해서 가져 온다. 싸 온 것만으로도 2끼를 더 먹는다. 좋은 게 아니다. 양도 적당해야 한다.

국물이 있는 찌개나 탕과 함께 밥을 먹고 싶을 때도 있다. 뷔페집에서도 국은 주지만 곰탕, 설렁탕, 순대국, 알탕, 대구탕 같은 것과는 양이 다르다.

내가 찾는 것은 손님이 그리 많지 않아 편안히 자리 잡을 수 있고 누군가가 차려주는 정갈한 집밥인 모양이다. 반찬이 너무 많아도 피곤하다. 먹을 만한 밑반찬 서너 가지면 가장 좋다. 먹고 나서 속이 편한 맑은 김칫국이나 된장찌개가 좋다.

11시에 점심 먹고 5시에 저녁 식사를 한다. 그래야 편하게 식도락을 즐길 수 있다. 오늘도 전쟁을 치렀다. 내일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깔끔한 반찬이 나오는 편안한 백반집을 개발해야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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