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후자금이 없어! I Don't Have Any Money Left in My Retirement Account , 2020 제작

일본 | 코미디 외 | 전체관람가 | 114분

감독 : 마에다 테츠

출연 : 아마미 유키, 마츠시게 유타카, 신카와 유아, 세토 토시키

일본영화는 권위주의적 남자들의 말투가 싫어 안 보는 편이다. 그런데 홈 드라마 비슷한 영화는 우리와 비슷한 면이 많아 친근감이 간다.

슈퍼 주부 고토 아츠코는 알뜰살뜰 노후자금을 모으고 있는 평범한 우리 이웃이다. 그런데 집안 살림은 나 몰라라 속 터지게 하는 남편은 사람만 좋다. 요즘 아이들이 그렇듯이 이렇다 할 직장 없이 알바로만 전전긍긍하는 딸, 아직 대학 등록금 현재진행 중인 아들, 아츠코는 4인 가족의 가계부를 책임지며 무거운 짐을 지고 산다. 그 와중에 시아버지가 죽고 장남이라고 상주가 되면서 장례식 비용부터 어깨가 휜다. 검소하게 하면 좋으련만 시어머니도 남들 시선이 있으니 제대로 하라고 한다. 남들 체면이 있어 돈을 크게 들여 했는데 정작 문상객이 너무 조금 와서 큰 적자를 봤다.

그런데 하늘도 무심하시지. 잘 다니던 가전제품 판매 계약직에서 해고되고, 딸의 시댁 입김에 휩쓸려 감당 못 할 호화 결혼식을 치르지 않나, 남편 회사의 부도로 퇴직금도 못 받는 등 금전적 악재마저 줄줄이 닥친다. 게다가 시아버지가 돌아가시면서 씀씀이 큰 시어머니를 모셔야 하는 역대급 위기까지 발생하자, 시어머니를 직접 집으로 모셔 오기로 하고 그간 보내던 생활비를 절약하며 경제난을 하나씩 풀어가는 중이다. 남편도 공사장 신호수로 나가 일하면서 몇 푼이나마 벌어온다.

시어머니는 보이스 피싱에게 당하여 목돈도 날리고 생전 장례식까지 해달라고 한다. 아츠코는 그 비용을 못 대겠다며 처음으로 시어머니에게 반발한다. 아츠코는 편의점 알바 자리를 구하고 열심히 살아간다. 처음엔 상당히 미숙했지만, 익숙해진다. 시어머니는 생전 장례식에서 며느리 칭찬을 한다. 행사도 검소하게 치르면서 생긴 10만엔을 아츠코에게 주면서 너 자신을 위해 쓰라고 한다. 사고 싶던 명품 가방을 드디어 사서 메고 휘파람을 불며 거리를 누빈다. 시어머니는 시누이가 모시겠다며 모시고 간다. 남편도 개업해서 잘 나가는 동료가 취업 제의를 해 와서 제대로 된 연봉을 받게 된다. 아츠코 부부는 쉐어 하우스로 이사가면서 비로소 흑자 노후 인생을 누린다. 집을 팔고 가니 가계가 흑자가 된 것이다.

우리도 쉐어 하우스가 가끔 소개되지만, 일본처럼 여러 세대가 어울려 아기자기하게 살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일본 사람들은 민폐를 가장 조심하는데 우리나라 사람들은 이기적인 사람들이 많은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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