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위를 둘러보면 내 또래의 사람들치고 치아가 튼튼한 사람이 별로 없는 것 같다. 임플란트 한두 개씩은 해 넣었다. 아내도 치아 때문에 대학병원을 여러날 다녔다. ​미이라의 나이를 추정하는데 치아가 크게 한몫을 차지하는 것만 보더라도 치아는 나이와 관계가 깊다. 이제 수명 100년 시대인데 진화론에 근거하여 늘어나는 수명만큼 치아 수명도 늘어나기를 기대해 본다.

​나는 10년 전에 충치로 틈이 생겨 긁어내고 금으로 보철을 했다. 그런대로 불편함 없이 잘 써왔고 주기적으로 치과 병원의 진료를 받아도 별 지적없이 지내왔다. 그러다 최근에 아뿔싸! 사탕을 깨물어 먹다가 그만 덧씌운 치아가 빠져버렸다. 원래 했던 곳으로 가면 도움을 받을 수 있는데 세월이 오래 흘러 어디서 했는지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편리하다고 집이나 직장에서 가까운 치과 병원을 옮겨 다녔기 때문이다. 아마 집에서 가까운 k치과와 옛날 회사 앞 이름도 잊어버린 치과 두 곳 중에 하나는 틀림없다. 우선 k치과에 가서 진료를 조회하니 여기서 한 적이 없다고 한다. 회사 앞 치과는 멀기도 하거니와 지금 있는지도 몰라 찾기를 포기했다.

​좋은 치과는 친절하고 집에서 가까운 치과다, 집에서 가까운 k치과는 의사나 직원이 똑똑하기는 한데 불친절하다. 똑같은 말을 해도 무시하는 듯한 어투다. 가기 싫다. 그래서 이번에는 지인으로부터 소개받은 먼 거리의 노원역 6번 출구에서 한참을 걸어 올라가는 A치과로 갔다. 미리 지인이 내가 간다고 연락을 해두어 그런지 반갑게 맞아주고 세심하게 살펴준다. 역시 아는 사람의 입김이 크게 작용했다. 빠져버린 보철을 다시 맞추어 보더니 이제 쓸 수 없단다. 새로 해야 했다. 우선 치과 진료비와 1차 선불로 240,500원을 냈다. 다음에 금값에 따라 비용이 달라지니 치공소의 결과를 따르기로 했다. 예약한 날 다시 가니 금값이 올랐다고 129,540원을 추가 지불했다. 총 370,040원이다. 이 금액은 지인의 소개로 할인 받은 금액이다. 할인이 아니면 50만원은 됐을 것이다. 치아 하나 덧씌우는데 50만원이라면 너무 비싸다.

​치과에 갈 때마다 느끼는 기분이지만 의료보험의 효과가 아주 미미하다. 보험 사각지대의 진료가 많다. 치과 의사는 의료보험으로 모두 충당한다면 보험 재정이 파탄날 것이라고 섬뜩한 말만 하는데 치과의사협회에서 왜? 강력하게 의료보험 수가에 이런 진료, 치료 항목을 포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내지 않는지 알다가도 속상하다. ​치아가 성치 못해 음식을 제대로 못먹는 노인분들이 많다. 치아 관리는 장수와 밀접하다. 맥주병을 치아로 따고 전선 피복을 벗기던 젊은시절의 치아는 아니다. 사탕이나 엿, 마른 오징어와 같이 딱딱한 것을 피해야 한다. 임플란트 하나 없는 온전한 내 치아를 보존하고 있는데 늘 감사하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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