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룽지를 말리다 보니 양이 좀 되기에 뻥튀기를 해왔다. 쌀과 달리 말린 누룽지는 양이 불어나지 않는 흠이 있다. 씹히는 식감도 아삭하긴 하지만 조금 딱딱하다. 그래도 조금 달게 해주신 아줌마의 배려로 달달한 것이 고소하기도 해서 심심할 때 먹기가 여간 좋은 게 아니다. 해물누룽지탕을 끓일 때 요긴하게 쓰겠다. 만약 남아 있다면 말이다. 이게 묘하게 끌리는 맛이라 손을 대면 끓어지지가 않는다. 계속 먹게 되는 마성이 있다. 먹다 목이 마르면 시원하게 보리차 한잔 마시고 저만큼 밀어두는데 어느새 또 먹고 있다. 이건 뭐 완전한 중독이다. 뻥튀기 중독!

누룽지만 튀기기엔 서운해서 쌀도 같이 넣었다. 누룽지 사이사이로 쌀알이 들어가 뻥튀기 기계에 꽉 찼다. 이제 기다리기만 하면 되는데 추워서 덜덜 떠니 아줌마가 차례가 멀었다며 2시간 있다 오라 하신다. 그래서 "뻥이요" 하는 소리도 못 듣고 한 자루 가져온 뒤로 계속 먹고만 있다. 아유, 이게 그래도 탄수화물인데....덩이진 누룽지는 그냥 과자처럼 깨물어 먹고 쌀알은 우유에 타서 시리얼처럼 먹으니 쑥쑥 줄어든다. 에이, 나만 살찌면 섭섭하지. 봉지 봉지 담아서 동생네도 보내고 딸네도 주고 아들도 주고 언니도 주고 했는데도 남았다. 남은 건 내가 다 소비하게 생겼다. 그러게 왜 누룽지를 말려서 이런 고민을 할까. 누룽지 말리는 건 또 괜찮아. 왜 뻥튀기를 해서 이렇게 식충이 같이 먹고 있나. 합창 연습 갔다 와도 옆지기 올 때까지 너무 긴 시간 혼자 있어서 그렇기도 한 것 같다. 언니가 많으면 강정 만들라고 하는데 도전해 볼까. 양이 적어 품만 들 것 같은데 할까 말까 고민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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