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바람이 세게 불어 추웠다. 밖에 세워둔 자동차 유리에 성에가 낄 정도로 추웠는데 바람이 잦은 오늘은 같은 추위라도 덜 춥게 여겨진다. 문화원은 방학을 했고, (대부분의 프로그램이 종강했다) 날씨는 차가우니 집안에 있게 된다. 어제는 종일 지나간 드라마 찾아서 봤다. 사흘을 일없이 집에 혼자 있으니 짬짬이 입이 궁금해진다. 혼자 먹거리를 챙겨 먹으려니 귀찮기도 하고 배도 안고프다. 그래도 배꼽시계는 제 시간을 잘도 알려준다.

남편 도시락 싸면서 점심에 먹을 밥을 조금 남겨두긴 했는데 크게 당기지 않아 그냥 두었다. 저녁에 칼국수를 할 예정이라 낮에 면을 먹을 순 없고 밥은 싫고, 냉장고를 열어 보니 김치가 눈에 띄었다. 김치로 뭘 할까 하다가 김치를 곱게 다지고 돼지고기 갈은 걸 넣고 밀가루를 넣었다. 파 한줄기를 썰고 밀가루와 물을 넣고 잘 혼합해서 커다란 김치전 하나를 만들었다. 유자차가 있어 뜨겁게 끓인 물을 넣고 새콤달콤한 유자차를 만들어 점심 대신으로 먹었다. 아무리 그래도 혼자 먹으면 맛이 없다. 연말이라 이런 날들이 계속될 텐데....빨리 문화원이 개강하거나 다른 일거리를 찾아봐야겠다.

밥을 안 먹으니 찬밥이 자꾸 남아서 누룽지를 만들었다. 어떤 사람이 자기는 누룽지 만들기가 어려워서 그냥 끓여 먹는다고 한다. 별로 어렵지 않은데.....먼저 프라이팬에 찬밥을 깐다. 이때 찬밥만 깔면 프라이팬에 잘 안 깔린다. 그러면 주걱으로 굳은밥을 펴려고 하면 힘이 많이 든다. 이럴 때는 물 반컵(혹은 수저로 두서너 수저)을 찬밥에 부어주면 쌀알이 풀어진다. 풀어진 쌀알을 편편하게 펴고 불에 올린다. 불은 아주 약불로 올려줘야 누룽지가 타는 걸 방지할 수 있다. 물은 수증기로 변해 다 사라지기 때문에 나중엔 누룽지만 남는다. 반쯤 프라이팬에서 누룽지가 익으면 뒤집어 줘서 나머지 수분을 날려 보낸다. 그냥 먹어도 고소하고 기름에 튀겨 설탕 뿌려서 먹어도 좋다. 해물누룽지탕 할 때 써도 요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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