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계산 산행길에 항상 푸르름으로 반겨주는 '수호초' 군락지이다. 광엽성이며 추위에 강한 지피식물이다. 사계절 내내 푸른 모습인데, 휑한 겨울산에 지금도 꽃을 피우고 있다. 온통 낙엽으로 덮힌 쓸쓸함을 대체하듯 짙푸른 건강함을 뽐내고 있다.

옛골 등산로를 따라 이수봉으로 가는 깔닥고개 오르막이다. 오늘은 몇 걸음 정도 걸어야만 첫번 째 봉우리에 도달할까 궁금해서 세어보니, 약 570여 걸음에 500개 정도 계단이 설치되어 있음을 알았다. 오르는 곳은 음지라 활엽수들이 잎을 다 버린 채 허수아비처럼 벌거벗은 채로 찬바람을 견디고 있다.

조릿대 군락지이다. 곧게 자라는 것도 아니고 그저 관상용으로 보일 뿐이다. 등산하는 분들이 대부분 노인층인데 이 대나무를 보고는 젊은 날을 회상하기도 하겠다. 젊고 푸르른 날 앞날을 예견하지 못하고 패기로 살아온 날을 반추하며 후회와 수긍도 할 것이다.

소나무 고사를 방지코자 재선충병 주사를 주고 명패를 붙여 놓았다. 주사액의 이름과 주사량, 주사한 일시 등이 꼼꼼히 적혀 있다. 온 산에 빠짐없이 붙여 놓았다. 산림관계자들에게 감사한 마음이 든다.

양지쪽 무성한 산의 모습이다. 따뜻한 햇빛과 자양분 등의 조건이 음지와 전혀 다른 세상을 보여주고 있다. 사람 사는 세상도 이와 같을 것이다.

정오 12시에 음지의 나무와 구름에 가린 해를 볼 수 있다. 초겨울 산행은 나름 상쾌하고 의미있는 풍경을 볼 수 있어서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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