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건 감자옹심이 집에서 점심을 먹었다. 얼큰 두부찌개와 감자전을 시켰는데 양이 넉넉하고 반찬 인심도 좋아 잘 먹었다. 나름 맛집이어서 12시 전에 도착했어도 번호표를 받아야 했지만 그런 만큼 맛이 있었으니 기다림의 보상을 받은 듯 하다. 잘 먹고 집으로 오면서 배가 부르니 저녁엔 뭘 해서 상을 차려야 하나 걱정이 되었다. 마침 장날이어서 오늘 점심에 먹은 걸 재연하기로 했다. 서둘러 장을 봐와서 만들기 시작했다. 감자전이야 늘 먹는 거라서 만들기는 쉬웠고 짜글이는 평소에 잘 안해서 살짝 긴장이 되었다. 그런대로 모양이 나왔기에 저녁상을 봤다. 점심에 잘 먹어서 손이 안갔지만 남편이 두부짜글이를 덜어주기에 먹으면서 맛이 어떻냐고 하니 맛있다고 한다. 살짝 웃음이 나왔다. 처음 만든 음식인데도 맛있게 잘 먹어주는 사람이 있다는 게 좋다.

감자는 강판에 갈아서 해야 씹는 식감이 좋다. 그리고 가만 놔두면 감자물이 생기는데 이걸 조금 버려야 감자전이 쫀득하게 되고 부칠 때 수분으로 인해 사방으로 기름이 튀는 것도 방지할 수 있다. 단 감자물을 너무 많이 빼면 감자전이 딱딱해진다. 이 수분의 양을 맞추는 게 감자전의 관건이다. 이번 감자전은 수분이 많아 쫀득함보다는 약간 늘어진 감이 있다. 내가 했지만 맛있다.

장에 갔더니 두부가 바로 나왔는지 따뜻하다. 이러면 수분은 많지만 야들야들하니 먹기 편하다. 두부 반모를 썰어 냄비에 깔고 표고버섯과 대파를 썰어 넣는다. 청양 고추도 한 개 넣었다. 고춧가루와 고추장을 적당히 넣어 마늘과 물과 들깨가루 한 수저를 넣고 자작하게 부어준다. 불린 당면 적당량을 두부 옆에 넣고 자글자글 끓이면 완성이다.

잘 익은 동치미와 함께 먹는 두부얼큰짜글이, 감자옹심이 집에서는 우거지볶음이 나와서 잘 먹었는데 이 집은 나와 달리 된장을 넣고 볶았었다. 나는 새우젓을 사용하는데 결론은 둘 다 맛있었다. 하나 배워서 당장 써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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