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텃밭을 하면서 가을 김장용으로 무와 당근을 몇 포기 심었다. 무는 우리가 여러 가지 요리로 많이 먹는 음식이다. '겨울에 무를 먹으면 의사를 볼 필요가 없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무에는 디아스타제 성분이 있어 소화를 촉진하고 리그닌이라는 식물성 섬유가 있어 변비 완화와 장내 노폐물을 청소하여 혈액을 맑게 한다. 꿀을 조합해서 먹으면 기침과 가래를 없애는데 탁월하다고 알려져 있다.
‘음식도 궁합이 맞아야 보약이 된다’는 말이 있다. 이렇게 좋은 무도 조합이 맞지 않는 것이 당근이라 한다. 당근은 무의 비타민C를 파괴하는 성분인 ‘아스코르비나아제’를 함유하고 있다. 부득이 레시피 상 두 채소를 조합해야 한다면 식초를 버무려서 당근의 ‘아스코르비나아제’를 억제하는 것이 좋다고 한다. 그래야 무가 가지고 있는 비타민C를 보호하기 때문이다.
무와 당근을 수확하고 보니 똑같은 밭에 심었는데 그렇게 생긴 모양이 다를 수가 없다. 우선 무는 속이 흰색이고 당근은 붉은색이다. 또한 무는 작아도 생긴 모습이 많이 닮은 귀여운 형제들이다. 크기도 생김새도 어김없이 닮았다. 그런데 한 두덕에 심은 당근은 생김새가 제각각이다. 하나도 같은 것이 없을 정도다. 참 성질도 다르고 개성도 엄청나게 다른 것 같다. 요즘 X세대, Y세대, Z세대그리고 MZ세대를 보는 것 같다.
"너희들 성질도 개성도 제각각이지?"
“당근이지~~”
망설임도 없이 당근이 말하는 것 같다. 그래, 개성시대니까 그게 당연하다. 나도 할 말이 없다.
박종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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