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시 마산합포구 진전면 오서리에서 제19회 권환문학제가 열렸다. 권환(1903~1954)은 오서리 출신으로 일제강점기와 광복기에 문학의 진정성과 치열함을 바탕으로 시와 평론, 소설, 아동문학, 희곡 등 문학 전분야에 걸쳐 한국 문학사에 큰 족적을 남겼다. 올해는 유택참배, 시낭송, 관해음사들의 한시 낭독, 권환 희곡의 사회적 실천을 주제로 좌담회를 가졌다. 지역 문인들이 자발적으로 권환기념사업회(원은희회장)를 만들어 문학적 업적을 기리고 연구하고 있다. 저서로는 카프의시인집, 자화상, 윤리, 동결 등이 있다.

윤리/권환

박꽃같이 아름답게 살련다

흰눈같이 깨끗하게 살련다

가을 호수같이 맑게 살련다

​손톱 발톱 밑에 검은 때 하나 없이

갓 탕건에 먼지 훨훨 털어버리고

축대 뜰에 티끌 살살 쓸어버리고

살련다 박꽃같이 가을 호수같이

​봄에는 종달새

가을에는 귀뚜라미 우는 소리

천천히 들어가며

살련다 박꽃같이 가을 호수같이

​비오면은 참새처럼 노래하고

바람 불면은 토끼같이 잠자고

달 밝으면 나비처럼 춤추며

살련다 박꽃같이 가을 호수같이

​검은 땅 위에 굿굿이 서

푸른하늘 쳐다보며

웃으련다 별과 함께

별과 함께

​앞못 물속에 흰 고기떼 뛰다

뒷산 숲속에 뭇새 우누나

살련다 박꽃같이 아름답게, 호수같이 맑게

​내가 가장 좋아하는 시인데 맑은 동심을 갖게한다.

권환전집 '아름다운 평등'에서 발췌한 사진
권환전집 '아름다운 평등'에서 발췌한 사진

 시낭송, 한시낭송과 번역, 좌담회를 마치고 나서

유택 앞에서 참배를 마치고 한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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