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채를 만들었는데 너무 많다. 이를 어쩌나. 언니네도 주고 동생도 주고 딸네도 퍼 날랐지만 그래도 남았다. 이런 몹쓸 손을 봤나. 적당히 해야지 쓸데없이 손만 커가지고선.....
남은 건 닭을 줄까 하다가 생각난 것이 만두를 빚자였다. 돼지고기를 좀 더 넣고 두부를 넣고 계란 한 개 깨서 넣고 반죽을 했다. 잡채에 간이 있어 따로 간을 안해도 되니 편하다.
빚는 대로 쪄서 식힌 다음 냉동실에 50개 정도 넣고 나머지는 빚어서 저녁에 만둣국을 해서 먹었다. 요즘엔 사골 국물을 따로 파는 게 있어서 얼마나 편한지 모른다. 사골 국물 두 봉지에 만두 열두 개를 퐁당퐁당 넣고 절편 다섯 개를 썰어 넣었더니 훌륭한 만둣국이 되었다. 김치를 안 넣어 조금 슴슴했지만 나름 맛이 있는 만둣국이다. 만두피가 모자라면 당면전을 부칠까 했더니 만두소와 피가 딱 맞아서 그럴 필요 없게 됐다. 뜨끈한 만둣국을 먹었더니 속이 편안하다.
김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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