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판 부실, 난코스

원래는 초록색 산을 따라 걷는 것이 좋다. 그러나 표지판이 너무 부실하다
원래는 초록색 산을 따라 걷는 것이 좋다. 그러나 표지판이 너무 부실하다

 

이 코스는 갈 때마다 골탕 먹는 코스다. 4년전에 서울숲에서 남산 방향, 반대로 남산에서 서울숲 방향으로도 가 봤었다. 원래는 숲으로 서울 숲까지 연결되었던 코스였으나 중간에 재개발 사업으로 대단위 고층 아파트군이 들어서면서 숲이 보이지 않는다. 동네 사람들도 그 동네 산은 산으로 치지 않기 때문에 물어 봐도 대답이 시원찮다.

3시 명동역 3번 출구에서 시작, 남산길로 접어들었다. 동국대로 내려 가는 길 쉼터에 도착하니 이미 한시간 걸렸다. 6시까지 서울숲에 도착하려면 서둘러야 했다. 계단을 내려가 다시 반얀트리호텔까지 올라가 길을 보니 장충체육관쪽으로 내려가는 서울 도성길이 나왔다.

서울 도성길을 따라 100미터쯤 내려 오다 보면 둥글게 꺾이는 지점이 있다. 여기에 오른쪽으로 서울 숲으로 가는 길이 나온다. 이 지점을 놓치면 장충체육관으로 내려가 약수역 터널에서 올라가야 한다.

두 번째 헷갈리는 길이 버티고개 생태통로길이다. 원래는 남산에서 한남동으로 빠지는 삼거리에서 응봉 공원으로 올라가야 하지만, 중간에 차도보다는 산길을 선호하다 보니 버티고개역 근처까지 내려 온 것이다. 횡단보도를 건너 응봉 공원으로 들어섰다. 세 번째 헷갈리는 길이 팔각정으로 갑자기 왼쪽으로 90도 꺾인다. 여기서 후미 일행들이 못보고 지나간 것이다. 그대로 가도 되지만, 선두가 안 보이니 당황했던 모양이다. 여기는 매봉산이다. 역시 정상에 팔각정이 있고 내려 가면 숲속도서관이 있다. 여기서 일행을 다시 만났다.

여기서 절묘한 선택을 했다. 아파트 단지를 내려 오다가 삼거리에서 왼쪽으로 올라 가야 응봉근린공원-응봉산-서울숲으로 가는 길인데 다시 아파트 숲을 지나 산으로 올라가는 길보다는 옥수역으로 내려 가는 길을 택했다. 피로도와 시간 상으로 판단해 볼 때 평지가 낫다고 본 것이다. 꼬불꼬불 동네 골목을 통해 옥수역을 거쳐 도로를 따라 걸으니 응봉역에서 서울숲으로 가는 길이 나왔다. 옥수역에서 길따라 20여미터 지점에서 코너를 돌자 서울숲의 상징 갤러리아 포레 건물이 보였다. 그제야 안도의 한숨이 나왔다.

안내판도 부실하고 원래 정식 코스도 아니다 보니 제대로 코스 잡기가 어렵다. 중간에 포기하고 옥수역 근처 적당한 곳에서 뒤풀이를 하자는 제의가 들어 왔으나 모른 척하고 전진을 계속했다. 어쨌든 서울숲까지 목표 달성했다. 8.3km, 4시간. 2만보 코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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