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9월 24일, 오늘은 오전 9시에 출발하였다. 지도상에 표시된 거리는 약 13 Km이다. 전형적인 가을 날씨로 하늘은 맑고 높다. 올레길 15코스는 15 A코스와 15 B코스가 있다. 이 A와 B 중 하나를 선택해 가라는 것이다. 다른 경우에는 18-1(추자도)은 올레길의 전 코스를 정하고 나중에 추가된 개념이다.  나는 15 B코스의 해안가 길을 선택하였다.

진행 방향은 한림항 북쪽 그러니까 시계방향이다. 이 도로는 바다를 가로질러 건설된 곳이다.  오른쪽 바다는 내수면화 된 곳이다. 도로의 가운데에 바닷물이 드나들 통로가 있다.  오전 9시가 지났지면 해는 중천에 떠있고 눈부신 하늘이다. 걷기에는 딱 좋은 기온이다. 

갈매기들이 휴식하고 있다. 나도 휴식하고 싶다. 월요일부터 걷기 시작하여 주말인 토요일 아침이다. 필자의 블로그 '프로필 창'에는 다음과 같은 글이 실려있다. "도보여행은 인내를 요하는 고통을 수반한다. 그 고통이 쌓여서 성과로 변하고 다시 만족감으로, 또다시 행복감으로 변하는 요술도 발휘된다" 언급한 문구와 같은 행복감은 커녕 만족감이 오려고도 않는다. 올레길 완주가 끝나면 올 수도 있을 것이다.  

제주도를 남북으로 나눈다면, 올봄에  남쪽 구간을 걸었고, 지금은 나머지 북쪽을 걷는 중이다남쪽에 비한다면 북쪽은 풍광이 떨어저 상대적으로 많이 힘이 든다고 생각한다.  자연은 곶자왈 등 거친 지질 내지 지형 보다는 경작이 가능한 땅이어서 풍광이  떨어지는 이유이다. 전 구간 완주를 위하여  의무적으로 돌아야한다는 생각이 더 강하다. 즐기는 것이 아니고 의무감이라면 여행의 의미가 퇴색된다.  

한림읍 수원리에 위치한 어류 양식장이다. 제주도의 남쪽 구간에는 많은 어류 양식장이 있으나 이곳 제주도의 북쪽 구간엔 흔하지 않은 양식장이다. 남쪽 구간엔 양식장이 자동차 도로를 건너 바닷가에 있고 해발고가 북쪽 양식장에 비하여 높아 모터로 바닷물을 끌어 올려야 한다.  

위의 양식장은 바로 바다에 인접하여 동력이 필요치 않은 것으로 생각된다. 고로 타 지역보다 양식 경비가 적게 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쪽 구간에 비하여 양식장이 적음은 양식 여건이 상대적으로 좋지 않은 모양이다.

여기도 한림읍 수원리에 위치한 바닷가이다. 이런 시원한 파도의 포말은 여행의 피로를 잠시 잊게 하여 준다. 사진과 같이 포말이 최고의 높이로 올랐을 때 찍으려면 요령이 좀 필요하다.

이런 정자는 만든 분들의 노고를 생각하여 가급적 쉬어간다. 많은 경비를 들여 지었을 것인데 활용도를 높이자는 취지이다. 쉬면서 눈을 감고 잠시 수면을 취하려니 복장은 반바지에 반팔의 상의를 입었기 때문에 세게 불어오는 바닷 바람에 한기가 와서 눈붙이기 포기다. 올레길과 자전거도로가 겹치는 구간이다. 여기도 자전거를 타고 몇 회 지나간 구간이다.

한림읍 수원리에 소재한 전통가옥을 개조하여 음식점으로 개조한 곳이다. 전통 초가는 방수를 위하여 '새왓'이라는 풀을 두텁게 덮어야 하는데, 사진의 건물은 합판 위에 얇게 새왓을 형식적으로 덮은 것이다. 전통 그대로 가옥을 유지하려면 현대에 와서는 많은 경비가 소요되고 손이 많이 가서 쉽지 않을 것이다.

한림읍 귀덕리에 위치한 용천수이다. 제주도에서 용천수라 함은 내륙의 지하수가 바닷가 바닷물과 인접한 곳 또는 바닷속에서 솟아오르는 물을 말한다. 위 용천수는 흔하지 아니한 바닷속에 위치한 용천수이다. 지금과 같이 상수도가 발전하지 않았을 때 귀하디 귀한 식수이었다. 과거 제주도의 바닷가 촌락은 주로 이 용천수를 중심으로 발달하였다.

필자가 발칸반도에 위치한 몬테네그로의 '부드바 '라고 하는 도시를 방문했던 적이 있는데, 이 도시는 뒷쪽엔 나무도 없고 약간의 풀만 자라는 돌산이고 앞은 아드리아해가 있다. 사람이 살 수 없을 것 같은 좁은 땅은 척박하다는 단어도 어울리지 않는 도시이었다. 

사람이 살 적당한 장소가 아님에도 도시가 발전한 곳이다. 놀랍게도 이 도시에는 신비한 다량의 지하수가 용출되어 도시에 식수를 공급하고 있었다. 식량을 생산할 목축지나 농지는 보이지 않았다. 식량은 교역이나 전쟁으로 공급한다 해도 물은 그렇지 못한 생존에 필수적인 것이다.

상수도가 발달한 지금 제주도의 이 용천수는 민속의 보존 및 관광 대상으로 쓰이는 것으로 사료된다. 그러나 지금도 대부분의 용천수는 깨끗이 잘 정비되어 있다.

오후 3시경의 애월읍 고내리 바닷가이다. 오늘 올레길 15코스는 한림항에서 고내포구까지 이다. 고내포구를 통과한 시간이 오후 4시경이었다. 과거에도 이 길을 여러 번 지났으나 포구로 인식하지 못하였다. 애월항에 인접하여 워낙 작았고, 어선 몇 척 정도만 보여서 그렇게 인식한 것으로 생각한다.

고내포구가 오늘 종착지이나 인근에 펜션 말고는 마땅한 숙소가 없어서 이곳에서 약 1시간 3.5Km 진행하여 애월읍 신엄리의 모텔에 숙소를 정하였다. 

저작권자 © 시니어 타임스(Senior Time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