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를 위한 토요편지 871호

누구에게나 가슴 깊이 간직하는 글귀 하나 쯤은 갖고 있다. 애장품(愛藏品)같은 것이다. 각자의 선호(選好)일 뿐이지 한 집안의 가훈(家訓)이나 개인의 정체성을 가늠할 좌우명(座右銘)같은 무게는 아니다. 무슨 일이든 머뭇거리지는 않지만 시종(始終)이 불분명하고 나이와 이름을 걸고 어필(Appeal)할 만큼의 남다른 재주나 강점이 없는 부족한 필자(筆者)에게도 되새김하면 할수록 나태(懶怠)한 일상을 깨우고 자극을 주는 愛藏品이 있다.

​"어제와 똑같이 살면서 좋은 미래를 기대한다는 건 정신병 초기 증세이다." 다르게 표현한다면 '군자지학(君子之學)'이라는 필일신(必日新)이다. 아인슈타인의 말 속에 답이 있지만 인류 최고의 과학자는 어떻게 역경을 극복했을까? 홍익희 전 세종대 교수의 ‘신(新) 유대인 이야기’는 오랜만에 만나는 인문학의 향연(饗宴)이었다. 아직도 끝나지 않은 공포의 전염병 시대를 살며 앞으로 어떻게 살 것인가?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과거의 나와 살 수 없다"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핵심 키워드를 충분히 감지(感知)하면서도 과거에 매몰된 안전지대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筆者의 어리석음을 질타하는 죽비였다. 우연히 읽게 되었지만 '新 유대인 이야기'는 미래의 끝에서 기다리고 있을 우둔한 筆者를 향(向)한 것이었다. 매주 2000자가량 편집되는 토요편지에 옮길 수 없을 정도로 많은 내용이라서 눈에 띄는 부분만을 되도록 쉽게 요약했다.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은 1879년 독일 유대인 가정에서 태어났다. 말 배우는 것이 늦어 세 살까지 한마디도 못 했다. 학교에 입학해서도 독일어가 어눌하고 약간의 자폐 증상이 있어 왕따가 되었다. 아인슈타인은 학업 성적이 너무 좋지 않아 지진아로 분류되었으며 담임은 성적 기록부에 ‘이 아이는 나중에 무엇을 해도 성공할 가능성이 없음‘ 이라고 기록했다. ​성적기록를 본 어머니는 어린 아인슈타인에게 믿음을 심어 주었다. “너는 세상의 다른 아이들에게는 없는 훌륭한 장점이 있단다. 그래서 이 세상에는 너만이 감당할 수 있는 일이 너를 기다리고 있어. 그 길을 찾아가야 한다. 너는 틀림없이 훌륭한 사람이 될거야“라고 아들을 격려했다.

​아인슈타인이 남보다 잘하길 바라지 않았다. 무언가 남과 다른 특출한 재능이 있을 거라 믿었다. 어머니는 아들에게서 ‘Best'가 아닌 ’Unique'한 재능을 찾으려 노력했다. 독서를 즐기는 아버지 덕에 아인슈타인도 책 읽기를 좋아했다. 유대인 교육에 있어어 ‘호기심’ 자극과 ‘답을 스스로 찾는 해결법’은 가장 중요한 학습 방법이다. 그는 16세 때 독학으로 미적분을 뗐고, 17세 때 ‘나는 평생 술 대신 인문학에 취하겠다‘고 말할 정도로 고전 읽기에 빠져들었다.

​고등학교 졸업증명서가 없어 어렵게 들어간 대학 그 시절의 아인슈타인은 수업에는 거의 출석하지 않았다. 그보다는 여러 주제로 친구들과 토론하며 즐겁게 보냈다. 토론으로 단련된 그의 논리적이고 창의적인 연구에 상상력이 더해졌다. 오로지 머릿속 실험으로 우주의 진리에 다가갔다. 1905년 26세의 아인슈타인은 그의 상상력이 발견한 보물들을 한꺼번에 쏟아냈다. 독일 물리학 연보에 논문 다섯 편을 연달아 발표한 것이다. 1905년은 ‘기적의 해’였다. 그는 ‘광전 효과’로 1921년 노벨물리학상을 수상했다. 상대성 이론을 발견하고 증명한 아인슈타인에게 ‘위대한 천재’라는 환호가 쏟아졌다.

​그는 "교육의 목적은 기계적인 사람을 만드는 데 있지 않다. 인간적인 사람을 만드는 데 있다. 교육의 비결은 상호 존중의 묘미를 알게 하는 데 있다. 일정한 틀에 짜인 교육은 유익하지 못하다. 창조적인 표현과 지식에 대한 기쁨을 깨우쳐 주는 것이 교육자 최고의 목표이다." 아인슈타인은 “상상력은 지식보다 중요하다. 지식에는 한계가 있지만 상상력은 세상을 감싼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나는 말로 생각을 한 적이 거의 없다. 생각이 먼저 떠오르고, 그런 다음 말로 표현하려고 애써야 한다“고 했다. 상상력(想像力)이란 글자 그대로 ‘생각(想)한 것을 그려내는(像) 능력(力)‘이다. 창조는 상상력과 꿈으로부터 나온다. 탈무드도 “당신의 꿈은 당신을 가장 아름답게 꾸며주는 최고의 옷”이라고 가르친다.

뭔가 다시 시작하고 변해야 하는 기회임에도 방황하고 있는 筆者를 향한 위의 글을 요약하는 동안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Albert Einstein)‘의 명언이 머릿속에서 맴돌았다.

“아름다운 여자의 마음에 들려고 노력할 때는 1시간이 마치 1초처럼 흘러간다. 그러나 뜨거운 난로 위에 앉아 있을 때는 1초가 마치 1시간처럼 느껴진다. 이것이 바로 상대성이다.“ 결코 짧지 않은 아인슈타인의 성장 스토리를 단숨에 읽었다면, 여기까지 이르지 못했다면 상대성을 증명한 것이다. 위의 증명을 분해한다면 글(書) 뿐만 아니라 세상 모든 것의 장단(長短)은 서사(敍事)의 허구(虛構)나 내용의 과실(果實)보다는 개인적 취향(趣香)의 호불호(好不好)가 결정한다. 시시비비(是是非非)나 선악(善惡)에도 불구하고 더 이상 보탤 말이 없다면 이 또한 상대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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