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톤은 지금까지 만들어 온 오직 자신의 몸으로만 하는 속도경기다. 나는 한때 마라톤 마니아로 전국의 여러 대회에 출전했고 100km 울트라 마라톤도 3회나 완주했다. 그런데 그만둔 지가 10여년이 넘었다.

2022년 9월 18일(일요일) 내가 지금 일하고 있는 삼척에서 “제26회삼척황영조국제마라톤대회”가 열렸다. 하루를 즐기듯 거북이가 마라톤 하듯 5km만 천천히 달려보기로 했다. 황영조는 1992년 8월 9일 바르셀로나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차지했다. 오늘 황영조가 팬사인회를 위해 왔다. 국민 마라토너 이봉주 선수와 김완기 선수도 동행했다.

지방대회라 참가선수들이 별로 없을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많이들 참가하여 깜짝 놀랐다. 아마 코로나로 대회가 열리지 않다가 모처럼 열리는 대회이기 때문에 더욱 참가열이 높았던 것 같다. 나는 사전 준비가 제대로 되지 않은 몸이기도 하지만 복장이나 신발까지도 제대로 갖추어지지 않은 채 나갔다. 달려보니 역시 달리지 않아 녹이 잔뜩 쓴 몸이 버걱거린다. 숨도 차다. 다리도 천근만근 무겁다. 내가 갖고 있는 마라톤 기록은 과거의 기록일 뿐 지금을 말하고 있지 않다는 걸 실감했다. 그래도 맑은 공기에 경찰들이 교통통제도 잘 해주어 아무런 불편함 없이 즐길 수 있었다.

​이제 코로나가 종식되면 이런 대회가 많아질 것이다. 달리기 연습을 좀 더해서 몸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저작권자 © 시니어 타임스(Senior Time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