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첨단 식품 분석 기술이 숙성 치즈 생리 활성 물질, 속속 밝혀

아마 우리나라에서는 치즈가 약이라는 사실을 아는 이는 매우 드물다고 봐야 한다. 평생토록 치즈를 공부한 필자도 그러한 사실을 알게 된 것은 불과 십수년 전이니까....한국인에게 치즈란 그저 치즈볼, 피자, 그리고 치즈소스에 곁들여진 비숙성 치즈류인 모차렐라 치즈 정도로 안다.

​그럼 여기서 진정한 치즈란 무엇일까? 치즈를 만들어서 두 달 이상 숙성했을 때의 익은 치즈가 제대로 된 치즈라고 알면 될 것이다. 2018년 1월부터 우리나라에서도 두달 이상 숙성하는 치즈 제조시 원유를  비살균하여 사용하도록 허용하고 있다. 왜냐하면 원유 속에 너무 좋은 맛과 향기성분, 각종 효소 그리고 유산균이 살아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김치류는 100종류가 넘는다고 한다. 그중에서 가장 알짜배기 김치란 잘 익힌 김장김치라고 해야하지 않을까? 치즈가 1,700~2,000여종이 넘는데 전문가 입장에서 알짜배기 치즈를 권한다면 반드시 잘 익힌 숙성치즈를 우선 순위에 둘 것이다.

​여기서 식품인 치즈가 약이라고 하면 법규에 어긋나는 말을 하고 있는 거 아닌가라는 생각이 문득 떠오를 것이다. 숙성치즈를 약이라고 판매하지 않는다면 전혀 그렇지 않다. 우리나라 식품학계에는 엄연히 '식약동원'이라는 말이 있다. 식품과 약은 같은 근원에서 나온 것이라는 뜻이다. 옛말에 '음식으로 못고치는 병은 약으로도 고치기 어렵다' 고 했다. 잘 익은 치즈가 그냥 식품이지만 발효과정을 거친 숙성치즈는 숙성이라는 발효영역을 거치면서 무수한 생리활성물질이며 기능성물질들이 생성 되는데 이들은 신체 내에 흡수되면서 여러 가지 헤아릴 수 없는 약리효과를 발현하게 된다. 그래서 혹자는 식품의 발효영역은 "신의 손이 작동하는 공간"이라고 했다.

​필자가 십수년 전에 치즈가 약이라는 사실을 비로소 알게된 것은 바로 이 발효의 신비한 원리를 알았기 때문이다. 사실 그전까지는 방금 만들어서 신선한 상태의 밋밋한 치즈를 적절한 숙성조건에서 관리해 주면 잘 익어서 맛과 향이 좋은 치즈로 변신하는 것 까지만 알고 지냈다. 그러나 최근들어 현저히 발달된 첨단 식품 분석기법을 통해 치즈 발효의 신비, 발효생성물(End-products)의 기능활성이 속속들이 밝혀지고 이에대해 관련 논문들과 서적들을 통해 알게 된 나는 참으로 놀랍고 신선한 깨우침을 얻게 된 것이었다. 그래서 아예 대학원 석박사 과정에 '치즈 발효의 과학'이라는 과목을 설강해서 강의하기 시작했다. 그것이 바로 십수년 전의 일이다.

​치즈가 숙성되면 치즈에 원유에 있었던 각종 효소들과 치즈의 유산균이 내 놓는 효소들이 공동작업을 하여 치즈의 지방과 단백질을 예리하게 분해하고 다른 물질로의 재합성을 거치게 된다. 여기서 의외의 신비한 생리활성물질들과 기능성물질들을 생성하여 고스란히 치즈에 담고 있는데 우리가 잘 익은 치즈 한 쪽을 먹는 순간 바로 이 신비의 물질들을 그대로 섭취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니 어찌 잘 익은 치즈를 약이라고 하지 않겠는가? ​그 물질들을 일일히 열거할 수는 없지만 우리 시니어들에게 꼭 필요한 기능성분 하나를 소개해 둔다면 바로 CPP(Casein Phospho-Peptide)라는 물질인데 이것은 치즈 숙성중 단백질 분해시에 생성된 것으로 우리가 칼슘을 섭취하면 뼈에 칼슘의 흡수를 촉진하는 기능이 있다는 것이다. 이는 동물실험과 인체 임상실험 결과 얻어 낸 결과이다. 이는 반드시 숙성된 치즈에서만 발견된다.

                                                       3개월 숙성한 톰 치즈
                                                       3개월 숙성한 톰 치즈

누구든지 노년기에 거의 찾아드는 골다공증이 염려 된다면 평소에 숙성치즈를 꾸준히 섭취해 두기를 권한다. 필자는 거의 매일 아침에 숙성이 잘 되어 부스럭거릴 정도의 치즈(대부분의 치즈를 6개월~ 1년정도 숙성하면 조직이 부서진다) 40g정도를 꾸준히 섭취하고 있다.

저작권자 © 시니어 타임스(Senior Time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