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엔 송어를 많이 먹게 된다. 오늘은 계정리에 있는 송어횟집으로 올라갔다. 그 사이 가격이 많이 올랐다. 14,000원에 먹었던 것 같은데 어느새 17,000원으로 바뀌었다. 물가가 많이 오른 걸 실감하는 순간이다. 쥔장을 탓할 수는 없는 것. 물가가 너무 많이 올랐다. 그래도 아직까지는 먹을 만 하다. 

늘 변함없이 밑반찬으로 고추냉이, 옥수수 통조림, 묵 무침, 곤약 채, 메추리알 4개. 번데기 볶음, 그리고 간 마늘과 잘게 썬 고추가 올라왔다. 양념으로는 콩가루, 들깨가루, 초장, 간장, 그리고 참기름이 통째로 올라왔다. 여기는 따로 송어회를 쌈 싸서 먹을 채소 대신에 비벼 먹으라고 채 썬 상추와 양배추 그리고 당근이 듬뿍 올라간 야채를 한 접시 준다. 그릇까지 준다. 먹다 모자라면 자율 코너에서 리필해 먹으면 된다.

송어회를 다 먹으면 매운탕을 주는데 이것도 3,000원에서 5,000원으로 올라 있었다. 밥값도 따로 받으니 싼 것은 아니다. 그래도 송어회가 먹고 싶어 서울에서 다니러 온 딸 내외랑 맛있게 먹었다. 만족하며 맛있게 먹었다는 게 중요하다. 이 집은 번데기 볶음(조림?)이 맛있다. 추억이 송환되는 맛이다. 오늘도 변함없이 3번 리필해서 먹었다. 번데기는 이 집에서만 먹는다.

송어의 붉은 빛깔이 식욕을 자극한다. 자연에서 낚은 송어는 이런 빛이 잘 안난다. 좀 더 옅은 분홍색이다. 이런 붉은 빛이 도는 이유는 먹이에 있다고 한다. 시각의 맛을 북돋아 주는 선명한 붉은 빛.....

양배추와 상추 그리고 당근을 그릇 밑바닥에 깔고 들깨를 반 수저 정도 넣는다. 콩가루도 기호에 맞게 적당량 뿌리고 고추냉이 취향 껏 넣고 간 마늘과 고추 썬 것을 보탠다. 송어회를 넣고 참기름 살짝 뿌린 후 섞은 다음에 먹으면 된다. 간장이나 초장도 취향 껏, 요즘엔 짠것이 싫어서 조금 싱겁게 먹게 된다.

회가 어느 정도 뱃속에 들어갔으면 이제는 매운탕을 먹을 차례다. 기본적으로 끓여져 나온 탕에 라면이나 밥을 청하여 먹으면 될 일이다. 이때 밑반찬이 따로 딸려 나온다. 콩나물무침과 오이 소금에 절여 짠 오이무침 그리고 백김치이다. 콩나물과 먹다 남은 간 마늘도 넣어주고 고추도 있으면 넣어준다. 밥을 퐁당 넣고 푹 끓이면 어죽이 되고 그냥 먹으면 매운탕이다. 간이 너무 짜서 물을 부었다. 이제는 조금이라도 짜면 진저리가 난다. 

세번 리필해서 먹은 번데기
세번 리필해서 먹은 번데기

밥을 먹고 나와서 식당 근처 연못에 살고 있는 잉어와 송어를 보았다. 전에는 철갑상어도 있더니 옮겼는지 먹혔는지 모르겠다. 송어가 내 팔뚝보다 굵다.

치어 키우는 양어장이 이번 비로 무너졌나 보다. 비가 얼마나 왔던지 개울이 2배로 커졌다. 복구하려면 할 일이 참 많을 것 같아 걱정스럽다.

잉어 먹이를 사서 뿌려줬더니 잉어들이 난리가 났다. 덩치가 장난 아니게 크다. 노란 입을 엄청 벌리면서 달려든다. 장관이다. 동해 바다에 있는 황어가 생각났다. 사람들이 먹이를 던져주면 황어들이 몰려들었는데 이게 오래되니 황어들이 바다로 나가지 않고 항상 바닷가 근처 바위에서 사람들을 향해 입만 벌리고 있다고 한다. 그게 신기해서 또 먹이를 사다 던져주는데 근처 바위가 시커멓게 되었다. 황어는 별 맛이 없어 잘 안 잡아 먹는다는 어종인데 이제는 게으르기까지 하니 걱정이다. 여기 잉어도 다를 바 없는 듯 하다. 잉어가 원래 큰 물고기지만 큰 정도가 아니라 커도 너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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