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생각을 하니 갑자기 가슴이 먹먹해진다.
오랜 당뇨 합병증으로 인한 치매라니...

엄마의 몸은 점점 야위고 눈빛은 허공에 머문다. 안타까운 모습에 눈물을 보이면 가녀린 손으로 눈물을 닦아주려 애쓰지만 쉽지 않다. 어린 시절 운동회날이면 뜀박질 못하는 나보다 학부모 달리기에 나가 기어이 1등을 해오는 억척스럽고 씩씩한 엄마였다.

그런 소소한 일상이 기쁘고 행복한 날들이었겠지만, "너 아버지를 만나 수없는 사업자금 대느라 청춘을 다 소비했다."라며 푸념도 아끼지 않았다. 엄마는 무상하게 비켜가도 좋을 치매를 만나 투병 중인 팔순 중반의 노인이다.

발병 초기에 케어하던 아버지가 한계를 호소해 요양병원에 모셨지만, 가족에 대한 그리움은 날로 쇠약해 가고 연하장애가 생겼다. 의논 끝에 남동생 집으로 모셨다. 낮에는 주간보호센터, 야간엔 가족 모두의 손을 빌리며 생활하고 있다. 지난 3월 홀로 계시던 아버지가 갑자기 타계하셨다. 준비없는 이별은 아쉬움에 그리움까지 미련이 많다. 후회를 남기고 싶지 않아 잠깐 틈이라도 내서 엄마랑 마음을 나눈다. 함께 하는 소중한 시간을 글로 남겨도 좋을 듯 싶어 기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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