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일을 하기에 어울리는 나이란 없다.
희망의 씨앗을 키우며 코로나의 위기를 벗어나자.

추석(秋夕) 연휴 첫날, 온 세계가 주목했던 방탄소년단의 UN 연설은 경이로웠고, 말도 안 되는 착각이겠지만 모두 내 아들인 것처럼 자랑스러웠다. 스스로 제어할 수 없을만큼 통쾌했다. 유치원 아이들 소풍하듯 가족들의 성묘(省墓)까지도 숫자를 확인해야 하는 마스크 쓴 추석일지라도 유쾌했다. 심지어 검증이라는 정치판의 삿대질과 흑색선전 때문에 속절없이 오염(汚染)되었던 마음의 미세먼지까지 정화(淨化)된 느낌이라서 상쾌했다. 농익은 추색(秋色)의 언어로 지구촌을 물들인 그들은 눈부신 발광체(發光體)였다. "세상이 멈춘 줄 알았는데, 조금씩 앞으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모든 선택은 변화의 시작이라고 믿습니다." 단순명료한 메시지는 코로나 팬데믹으로 신음하는 온 세상을 압도했으며 암울한 공포를 삭제하고 희망을 노래하는 신(神)들의 음성이었다.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미래세대와 문화를 위한 대통령 특별사절' 자격으로 제76차 유엔총회에 참석해 미래세대의 생각과 이야기를 전 세계에 전달했다.

?방탄소년단은 20일 오후 9시(현지시간 오전 8시) 개최된 유엔총회 특별행사 '지속가능발전목표(SDG) 모멘트' 개회 세션에서 청년과 미래세대를 대표해 연설자로 나섰다. 2018년과 2020년에 이어 올해로 세 번째 유엔에서 연설하게 된 BTS는 이번에는 미래세대의 목소리 그 자체를 전 세계에 전달하는 메신저였다. 덜도 말고 더도 말고 방탄 소년단의 메신저 역할은 멋지고 훌륭했다. 그들의 유엔 연설은 시공을 초월하여 신금을 울렸으며 코로나 시대를 관통하는 인문학 교과서였다. 그들이 한국인이라는 것이 자랑스럽다. 실로 어마어마한 일이다. 묻고 싶다. 그대들은 어느 별에서 왔소! RM은 "모든 선택은 곧 변화의 시작이라고 믿고 있다. 엔딩이 아니라, 새롭게 시작되는 세상에서 모두 서로에게 웰컴(welcome)이라고 말해줄 수 있었으면 한다"고 소망했다. 방탄소년단이 유엔총회에서 연설한 것은 이번이 세 번째다. 첫 번 째는 2018년 9월 제73차 유엔총회에 참석해 리더 RM(김남진)은 "스스로를 사랑하고(Lovemyself) 목소리를 내자"라고 젊은 세대를 향해 말했다. 또 지난해 9월에는 온라인으로 진행된 제75차 유엔총회에서 특별 연사로 나서 팬데믹 상황에 힘겨워하는 미래세대를 향해 "삶은 계속될 것이다. 우리 함께 살아내자(Life goes on. Let's live on)" 라는 응원의 메시지를 건넸다. 한국어로 진행된 이번 연설에서 ‘슈가’는 “코로나 19로 잃어버린 것들에 대한 일종의 애도(哀悼)가 필요한 시간이었다“고 돌아보며 “그간 당연하다고 여긴 순간순간에 대한 소중함을 다시 한 번 깨닫는 시간이기도 했다“고 말을 보탰다. 또한 '지민'은 “온라인 공간에서 새로운 방식으로 친구들과의 만남을 이어가고, 새롭게 공부를 시작하고, 더 건강하게 살아가기 위해 노력하는 분들이 많다“며 “이는 길을 잃었다기보단 새롭게 도전 중인 모습으로 보여진다“고 했다. 그러자 RM은 “저희가 기다리는 펜들을 만나기 위해서, 이 자리에 오기 위해서 끊어야 할 티켓(백신 접종)이었다고 생각한다“면서 “오늘 전해 드린 메시지처럼 우린 우리가 지금 할 수 있는 것들을 하는 중“ 이라고 강조했다. 배움에 있어서는, ‘불치하문(不恥下問)’하고 ‘노마지지(老馬之智)’ 앞에 겸손할 수 있어야 한다. MZ 세대를 선도하는 방탄소년단의 연설문은 코로나에 갇힌 筆者에게는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고 홍보하고 광고했던 박웅현의 도끼였다, 주옥(珠玉)같은 그들의 말들이 귓속을 파고드는 순간 찬물로 샤워를 한 것처럼 오싹했다. 우둔한 필자(筆者)는 할 수 있는 것들을 하는 중인가! 묻고 또 물(問)었다.

?밑줄 그으며 읽었던 소설 <작별하지 않는다>를 패러디 한다면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가?’ 혼잣말을 했지만 목소리가 새어 나오지 않았다.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있는가?‘ 더, 더 크게 말해야 했다.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가?’ 온 힘을 다해 말을 잇다 퍼뜩 생각했다. “무슨 일을 하기에 어울리는 나이란 없다. 희망의 씨앗을 키우며 코로나의 위기를 벗어나자.“ 옳은 주문(呪文)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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