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올해 방과 후 돌봄교실 동화구연 강사 활동을 한다. 동화구연 경력은 미천하나 동화구연 커뮤니티의 베테랑 한분이 독후 미술 활동을 부탁해 와서 부족하지만 노력하고 있다.

?데이비드 스몰은 ‘리디아의 정원’이라는 동화로 그림책의 노벨상이라고 할 수 있는 칼데콧상을 수상한 인물이다. 예일 대학에서 미술을 전공했으며, 미시건 대학과 뉴욕 주립 대학 등에서 교수 생활을 했고, '뉴욕 타임스'나 '월 스트리트 저널' 같은 신문사에서 내는 출판물에 삽화 그림을 그리기도 하고 서평 전문 기자로도 활동한 널리 알려진 작가이자 일러스트레이터다. 특히 아내는 유명 동화작가 사라 스튜어트로 아내가 글을, 그가 그림을 그리기도 하니 부부애는 어떻겠는가. 그의 삶은 완벽 그 자체이다. 칼테콧상을 받은 데이비드 스몰의 작품을 찾다가 ‘바늘 땀’이라는 만화와 소설의 중간 형식인 그래픽 노블을 통해 그의 반전 인생을 알게 되었다. 그는 성공한 50대에도 항상 10대처럼 불안한 심성과 행동을 보였는데 그 원인을 본격 파헤치자 그의 무의식속에 묻혀 자신도 잊고 있던 어린 시절의 고통을 알게 되고 두렵지만 극복하고자 써내려간 책이 ‘바늘땀’이었다. 그의 증조모는 습관성 도벽이 있었고 증조부는 그 뒤처리로 평생을 살다가 세정제로 자살을 시도하다 실패하여 성대가 타서 평생을 침묵 속에 살다간 인물이었단다. 그의 외할머니는 시댁의 학대로 고통받다 사별 후 내쫒겼고 재혼 후 좋은 남편을 만났으나 남편을 지하실에 가두고 집에 불을 질러 불태워 죽이려 시도하다가 정신병원에 갇혔단다. 그의 딸인 데이비드의 엄마도 선천적인 심장과 허파의 이상을 가진 채 태어나 항상 신경질적이고 까탈스러운 우울증 환자였단다. 아버지는 의사였지만 엄격한 어머니의 통제 속에서 자라 자기 의사 표현을 못하는 인물로 강한 부인의 눈치만 보며 그대로 따르기만 하는 인물이었단다. 집안 분위기는 항상 신경질적인 침묵 속이었고 아버지는 퇴근하면 지하실에서 샌드백만 두드렸고 형은 북을 두드리고, 데이비드는 항상 앓아 누웠단다. 11살 때 목에 혹이 발견되었는데 돈이 없다고 수술을 미뤘고 14살 때 암으로 발전하여 목에 커다란 수술자국 ‘바늘땀’이 생기게 되었고 성대 한쪽을 잘라내 말을 제대로 못하는 지경에 이르렀단다. 자신들은 고급 자동차에, 요트에, 가구에 돈을 쓰면서 자식 수술비는 아까워했다 한다. 안팎으로 이상한 일이 자주 벌어져도 무엇하나 설명을 듣고 대화를 나누는 일은 없이 항상 일방적이었지만 목숨을 건 암수술 앞에서도 진심도, 사랑도 없었단다.

목의 혹을 제거하기 위해 이유도 모르는 체 연거푸 두 번의 수술을 받은 후 본능적으로 꿈 속에서 엄마를 찾았지만 보호해 줄 엄마의 실체는?
암수술 후 성대의 한쪽이 잘려나가 말을 하지 못하며 자기 안에 갇혀 고통 받는 모습

결국 데이비드는 학교도 여러 번 뛰쳐나와 방황했고 상담 치료를 받게 되었는데 그런데다 돈을 써봤자,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고 엄마는 상담치료 중단을 하려했고 상담선생의 강력한 권유로 단 한번 아버지가 엄마의 말을 거역하고 결정을 한 것이 아들이 계속 상담치료를 받게 하는 것이었단다. 그의 상담 선생은 진심과 사랑으로 그를 대했고 그 덕분에 결국 ‘엄마가 그를 사랑하지 않는다‘는 차마 인정하고 싶지 않은 말을 내뱉어 인정하게 되면서 그는 그 지옥에서 벗어나기 시작했단다. 그 후 16세에 독립을 했고, 오히려 낮선 이들 사이에서 외롭지 않았고, 예술로 부터 원하고 필요로 하는 모든 것을 얻을 수 있었단다.

상담 선생의 도움으로 잘못된 것은 데이비드가 아니라 학대한 부모였다는 것을 깨달아가는 과정
엄마가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폭풍 오열한 후 마음이 가라앉는 마지막 부분의 표현

그렇지만 완전히 치료되고 극복된 것은 아니어서 50대가 되어서도 불안한 심성과 괴상한 꿈에 시달렸는데 그래픽노블이란 원하던 표현 양식을 알게 되면서 그 치유를 위해 진실과 고통스런 대면을 해야겠다고 뒤늦은 결심을 한 것이다. 그는 억눌려 기억나지 않는 과거를 하나하나 되새겨 기억해 내고는 ‘바늘땀’으로 써 내려간 것이다. 어느 날 그의 꿈에 자신의 집 정원 너머로 어느 낡고 커다란 건물로 길을 정성스레 쓸고 있는 여인의 뒷모습이 보인다. 그는 그 건물이 외할머니가 계신 정신병원이고 뒤따라 올 자신을 위해 길을 쓸고 있는 여인은 그의 어머니! 그는 결심한다. 집안 대대로의 미친 내력을 나에게서 끊겠다고~~~~ “난 그 길을 따르지 않았다.” 의외로 친모의 자식 학대가 꽤 많다고 한다. 그 사실을 인정하는게 사회적으로 용납이 되지 않으니 옛이야기에도 학대하는 친모를 계모로 둔갑시키는 경우가 많다고…… 때문에 학대 받는 아이들은 이중삼중으로 고통을 받는데 ‘모든 게 다 자기 잘못’이라 생각하고 무의식에서 마저도 그 고통을 잊으려고 한다는 것이다. 그 고통에서 벗어나 다행이라고 말하기에는 너무 힘든 삶이었다. 그의 부모도 또 그들의 부모도 또 그들의 부모도 스스로 극복하지 못한 어려움이 대를 이은 것이리라. 하지만 그는 그 길을 따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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