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중한 해체 복원을 마친 미륵사지 서탑, 목탑 양식으로 원래는 9층이다. 동양 최대 석탑으로 국보이다.

지난 8월 12일, 여행사의 특가 상품을 번개로 다녀왔다. 전북 익산과 완주를 관광하는 당일 프로그램으로 새로 런칭한 코스란다. 전북 익산에선 미륵사지, 구룡마을 대나무 숲, 문화예술의 거리를 완주에선 인덕마을 농촌체험, 송광사 & 연꽃 관람, 위봉폭포를 관광하는 알찬 코스다. 나의 관심을 끈 곳은 미륵사지. 30년 전 동탑을 시작으로 복원이 완성된 서탑의 모습과 수습된 유물들을 보고 싶었다. 익산시 금마면에 있었던 미륵사는 신라 황룡사와 쌍벽을 이루는 삼국시대 대표 사찰이다. 서동으로 잘 알려진 백제 무왕 때 왕비(선화공주가 아닌 사택씨)의 발원으로 창건 되었다. 독특한 3탑 3금당 배치 양식으로 동서 양탑과 가운데 거대한 목탑이 있었을 것으로 확인된다. 일부 상실된 부분을 콘크리트로 발라놓은 서탑만 남아 있었다. 동탑은 2년 만에 졸속으로 복원하여 많는 비판을 받았으나 현재 세워진 지 28년이란 시간이 지나 인공적인 모습이 점점 주변 풍경에 동화되고 있고 '복원품'이기에 탑 안으로 들어가 서탑의 실내 구조의 느낌을 체험하기 좋다. 동양 최대의 석탑이며 국보인 점을 감안하여 서탑 해체보수정비사업은 1998년에 시작하여 신중하게 진행하였고, 학술연구를 병행하면서 당초 계획보다 늦어져 해체 보수 정비와 복원 공사 완료 후 2019년 일반에 공개했다.

미륵사지 동탑은 졸속 복원으로 비난 받았으나 서탑 체험관으로 들어가 볼수 있어 좋다. 동탑에서 본 서탑이다. 중간에 신라 황룡사 9층 목탑보다 먼저 세워진 거대한 목탑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된다.

이때 나온 유물은 서탑에서 나온 금제 사리호와 금제사리봉영기 등으로 미륵사 입구 쪽 국립익산박물관에 잘 보존되어 있다. 금제 사리호의 수준은 백제 금동대향로 급으로 섬세하고 세련됐다. 금제사리봉영기는 우리에게 많은 정보를 주는데 우리가 익히 알고 있던 서동과 선화공주의 이야기에 의문점을 던지게 되었다. 이는 지금 관점에서의 해석일 뿐 당시의 관습을 알고 이해해야 할 듯하다. 나는 ‘백제’ 하면 서산마애석불 ‘백제의 미소’가 떠오르는데 박물관에서도 그 정겨운 얼굴들을 만날 수 있었다. 어쨌든 고대 익산은 무왕이 주인공이었다. 미륵사 뿐 아니라 이루진 못했지만 수도로 삼으려 했던 왕궁 흔적들과 그의 무덤 쌍릉이 대표적인 관광지이니까.

사리봉영기 덕분에 미륵사는 백제 무왕 재위 기해년(639)에 창건 되었음이 확실해졌다. 그러나 사찰 창건을 요청한 무왕의 왕후는 선화공주가 아니라 막강한 귀족 가문의 딸 사택씨 라고 되어 있다.
익산 국립박물관에 전시된 쌍릉 중 무왕의 무덤인 대왕릉의 목관
근대 익산(이리)의 역사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익산근대역사관, 당시 건축학적 역사적 의미가 있는 삼산의원이었다.

익산역 근처 문화예술의 거리를 거닐다 보면 번창했던 이리, 익산의 역사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는 곳이 있다. 익산근대역사관이다. 독립운동가이자 의사인 김병수의 삼산의원을 건축적, 역사적 가치를 인정해 익산근대역사관으로 사용하고 있다. 호남평야의 작은 마을 이리는 1912년 호남선 개통과 함께 눈부시게 발전하여 호남 최고의 상업지역이 되고, 강화된 일본의 농업 수탈과 함께 수재가 모이는 이리농림 개교, 수많은 항일운동, 해방 후 1977년 이리역 폭발사고, 1980년대 민주화운동 까지……재미있던 일은 1956년 제3대 대통령선거에서 자유당의 이승만을 저지할 수 있었던 민주당 신익희 후보가 전라도 유세를 위해 탄 호남선에서 뇌일혈로 급서하면서 ‘비내리던 호남선’이 신익희 추모와 저항의 상징이 되자 이승만 정권이 금지곡으로 정했다는, 그 때 신익희를 업고 이리 호남의원으로 달렸던 이가 시라소니~~~~

순천이 아닌 완주의 송광사도 꽤 큰절이었는데 병자호란 때 인조가 어지러운 민심과 피폐해진 재정을 회복하고자, 송광사를 대대적으로 복원하고 이 절을 호국원찰로 삼았다는 제법 큰 절이었다. 사찰 앞의 연꽃 밭도 장관이다.
완주 송광사의 연꽃 밭
추노, 최종병기 활을 찍었다는 익산 구룡마을 갈대 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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