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김광섭
나는 여기 벽이다
너는 거기 꽃이다
너와의 사이에
얼음 고개가 생겼다
아지랑이 꿈꾸면
고개는 사라진다
기다리면 먼 봄
꽃이 그리워
꽃집에 갔더니
꽃이 따라와서 상위에 앉았다
봄도 같이 따라왔다
거리란 없는 것이다
있다 해도 봄이면 풀려서 없어진다
가거나 오거나
거리는 기다림이다
☎
꽃 피는 봄이 오면
얼음 고개도 녹고
겨우내 발돋움 하던
안타까운 기다림도 끝나고
너와 나 사이엔 거리도 없어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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