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란한 봄빛과 함께 淸溪川의 물길은 어떻게 지금도 흐르고 있나

무심한 물길도 시절에 맞춰 새순을 튀운다

유행가 제목이 "봄날은 간다"라는 노래가 있다.

코로나19  북새통에도 봄날은 왔다. 찬란한 봄빛을 자랑한다. 지난 주말부터 한반도 전체에 꽃가루 흩날리던 화려한 축제가, 사회적 거리두기로 우리의 까만 마음은 아랑곳하지 않고 한바탕 꿈인양 치러지고 있다. 여의도길, 안양천길 막혔어도 매화·개나리·목련·벚꽃 등 꽃들을 대동하고 자연의 봄잔치는 저희들끼리 한바탕 아우성이다.

이제 곧 왕성한 초록의 향연이 시작될 것이다.

하지만 아직 새순의 연초록은 수줍음 그 자체다. 허드러진 벚꽃과 연초록의 갸냘픈 모습에서 무심한 세월의 흐름이 아쉬운 건 왜일까?

청계천 징검다리는 다음의 주인공이 건너기를 기다리고 있다

여러분, 혹시 청계천의 옛이름이 開川이란걸 아시나요?

무심코 사용한 '개천가'라는 말은 원래는 청개천가를 가리킨다. 도성의 개천이 全國 시냇물의 대명사처럼 변한 것이다. 서울의 북악산·인왕산·남산의 물이 모여서 개천이 되었다. 물길을 정리하는 治水事業은 조선 태종때 본격화 되었다. 영조때를 거쳐 순조·고종때에도 공사가 진행되었다. 이후 일제강점 초기에 이름이 淸溪川으로 바뀌었다.

청계천 물길은 도성동쪽의 왕십리밖 살곶이다리 근처에서 중랑천과 합류하면서 끝난다. 필자가 어릴적 청계천 판잣집과 삼일로 고가도로의 기억을 뒤로한게 지금의 모습이다.

오늘도 봄햇살 눈부신 개천가에는 필자의 희미한 기억의 언덕너머로, 무심한 역사의 물길은 끊임없이 흐르고 있다. 더불어 봄날은 간다.

아직 차가운 물속에는 세대를 이어갈 생명이 힘차게 물길을 거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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