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광희의 월요詩

願-자연으로, 45*38 장지 분채 석채, 2016 김미희
願-자연으로, 45*38 장지 분채 석채, 2016 김미희

밤의 기도

달빛이었을까 가로등일까
암막커튼의 열린 틈으로
누군가 방안을 들여다 본다

곁에 잠이 든 손녀의 얼굴에
서늘한 빛이 머물고
반듯한 콧등이 환하게 빛나고 있다
그 곁에 할머니의 숨결이 평온한 꿈을 꾼다

어둠에 익은 눈이 손녀의 환한 얼굴을 잠시 바라보다가
이불을 덮어준다
하나의 기도가 고요 속에서 일어선다
주여, 이 아이를 행복하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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