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광희의 월요詩
어머니
한 평생 자식들 위해 살아온 세월
손발이 다 닳도록 고생하시고 노랫말처럼
그 모질었던 삶이야 어이 말하랴마는
학처럼 살다 가시는
그 시절의 어머니는 이제 없다
자식들 떠나간 시골집에 혼자 남아
보고 싶은 자식들은 저마다 바쁘고
차마 남모르는 사정도 있다는 게지
눈 내리는 겨울 밤
병든 짐승처럼 웅크려
혼자서 중얼거리는 고독은 뼛속에 사무치고
차가운 바람만이 문풍지에 기웃거리다
제 길을 찾아 떠나간다
자식들이 힘 모아 보내준
공기 좋은 구비구비 산 속 요양원에도
보고 싶은 자식들은 멀리 있고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가지를 바라보아야 한다
언젠간 우리의 자식들도
힘 모아 우리를 공기 좋은 요양원에 모셔 줄 것이니
학처럼 살다 가신
그 시절의 어머니는 떠나고
외로움이 사무치는 이 시대의 어머니가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