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인해 강화에서의 집수리하기와 자연 속 일상의 소중함을 깨닫는다

강화에도 어김없이 봄날은 소리없이 다가왔다. 꽃봉오리마다 발갛게 부플어 올라 햇빛에 눈부시게 빛난다. 나무들은 물이 올라 연두색 잎들이 참 곱다.

냉이를 먹어야 봄맞이를 하는 것이라는데, 지천에 널린 냉이와 마른 풀섶에서 고개를 내밀고 있는 쑥은 제법 손가락 마디의 크기만큼 자랐다. 냉이·달래·쑥으로 만든 봄맞이 먹거리 의 호사를 누렸다.

그동안 강화의 집수리 문제로 골치를 앓고 마음 고생을 했었다. 어쩔 수 없이 마무리는 해야 하기에 조금씩 하다보니 끝이 보였다. 지난주는 집수리로 나온 폐자재를 정리했다. 쓰레기를 치우고나니 집이 훤해지고 마음까지 깨끗해지며 기분이 날 듯 개운해졌다.

앞집 아저씨는 이렇게 정리가 되어가기까지는 햇수로 3년이나 걸린다고 했다. 늘 어순선하게 정리되지 않은 상태라 이웃집에서 보자니 답답했을 것이다.

웃음이 나왔지만 여기까지 오기에는 많은 갈등으로 내심 힘겨운 싸움을 했다. 물건이라면 모두 버리고 싶을 만큼 큰 스트레스였는데, 조금씩 정리해 가니 차츰 이곳이 좋아진다. 아직 미완성이지만 모양새를 갖추어가고 생활하는데는 불편함이 없다. 이제부터 또 천천히 정리해 나갈 것이다.

나라 전체가 코로나19로 사회적거리두기를 시행하면서, 외출도 지인 만나는 것도 조심스러워 자연히 강화집에 오게 된다. 강화는 아직 확진자가 없는 청정지역이라 지역감염 차단을 위해 강화대교와 초지대교에서 모든 차량 탑승자를 선별검사하고 있다. 날씨가 좋은 주말에는 다리를 넘어 강화에 진입하려면 몇시간이나 소요되니, 기다리다 지친 차량들은 되돌아 가기도 한다.

그 어느 때보다 일상의 소중함을 절실히 느끼게 되는 요즘이다. 학교 개학일이 또 연기가 되었다. 편지쓰기강좌 일정은 4월 중순 이후로 잡혀있는데, 편지쓰기를 가르치는 필자 판단으론 또 변동이 있을 것이라 여겨진다.

지난주에는 ()한국편지가족은 대구에서 코로나19로 불철주야 수고하시는 의료진에게 위로와 감사의 편지를 우편사업진흥원에 전달했다. 전국지회에서 보내온 편지들을 모아 진흥원에서 선물과 함께 대구 의료진에게 전달한 것이다. 필자도 최전선에서 애쓰시는 의료진께 진심으로 감사한 마음을 담은 편지를 보냈다.

안타깝고 긴장되는 마음은 어쩔 수 없지만, 앞으로 다가올 즐거운 일들을 기다리는 기대감으로 지금의 시간들을 유용하게 보내려 노력하고 있다. 일주일에 3일은 강화에 머문다. 땅을 밟고 흙을 만지며. 달달한 공기와 파란 하늘 등 자연이 주는 환경이 새삼 생기를 불러 일으켜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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