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배령   (오성희)

바람의 정원이다

때로는 실컨 두들겨 맞아도
세차게 흔들리는 산등성
풋풋한 향기로 흐른다

곰배령을 업고 있는 
작은 들꽃들
서로 다독이며
터 잡고 사는 법 익혀가고 있다

대지에 뿌리 내리는 일이
비바람과 강풍을  고스란히 안은채
몸을  새기는 일이 
쉽지 않다는 듯 몸을 낮추는  꽃

초록물이 물씬
안개 속에 숨어있던
청량한 웃음소리 내보이는 곰배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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