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하기만 하면 무조건 ()일까? 모두 그렇다면 세상은 법 없이도 살 수 있다. 그러나 세상은 그렇게 돌아가지 않는다. 그래서 경찰이 있고 교도소가 있고 징벌을 내리는 사람도 필요하다. 이탈리아의 앨리스 로르워쳐 감독 작품이다. 주연에 아드리아노 타르디올로, 루카 키코바니, 등이 출연했다. 127분의 긴 영화다.

이 영화의 배경은 시간이 멈춘 것 같은 아름다운 이탈리아의 시골 마을 인비올라타라는 동네다. 라짜로는 생긴 것부터가 순박하게 생겼다. 특히 선량한 눈이 그렇다. 이웃들과 함께 마을의 지주인 후작 부인의 담배 농장에서 일하는 순박한 청년이다. 마을 사람 누구나 그를 좋아하지만, 혼자 사람들의 요구를 다 들어주다 보니 힘든 나날을 보낸다. 후작부인은 마을 사람들이 순박한 그를 착취한다고 생각한다.

어느날, 후작 부인의 아들 탄크레디가 요양을 위해 마을에 찾아온다. 탄크레디는 한 눈에 라짜로를 마음에 들어한다. 아버지가 바람둥이였으므로 라짜로의 어머니도 건드려 라짜로도 이복 동생 쯤 될거라며 가까이 대한다. 라짜로는 탄크레디를 자신의 아지트인 산 위 은밀한 곳도 보여주며 둘만의 우정을 쌓는다.

어머니인 후작 부인을 싫어하는 탄크레디는 어머니의 소작 행위가 불법이라고 알려준다. 세상은 소작농이 폐지되고 일용 노동으로 바뀌었지만 마을 사람들은 모르고 있는 것이다. 자유를 갈망하는 탄크레디는 자신의 납치극을 꾸며 마을을 벗어나려고 결심한다. 돈 많은 어머니가 돈을 내서 자신을 구해달라는 편지를 쓴다. 라짜로는 그런 그를 돕는다. 한편, 납치 신고로 마을을 찾아온 경찰에 의해 후작부인의 불법적인 소작 행위가 적발되며 후작부인은 체포된다. 이후 이웃들은 뿔뿔이 흩어지게 되고 라짜로는 홀로 남게 된다.

라짜로는 탄크레디를 찾아 나선다. 시내 어느 허름한 골목에서 탄크레디를 발견하지만, 탄크레디는 빈민굴에 산다. 그의 방탕항 생활 때문이었다. 그러나 라짜로는 시간이 흘러도 변치 않는 무조건적인 신뢰와 인간유대를 중시한다. 탄크레디가 이렇게 된 것은 은행 때문이라고 하자, 은행에 찾아 갔다가 어설프게 은행 강도로 오인받아 맞아 죽는다. 사람들이 무기를 갖고 있느냐고 묻자 무기가 있다고 한 것이다. 그의 뒷주머니에는 탄크레디가 오래 전에 준 새총 하나뿐이었다.

이 영화를 보면 탐욕스러운 후작 부인이나 방탕한 탄크레디는 죄를 받아 마땅하다. 그래도 순박하게 그들을 존경하고 따르는 라짜로는 보면 답답하기까지 하다. 세상은 그렇게 순박하기만 해서는 못 산다. 그래도 라짜로는 행복하다는 것이다. 이미 뿔뿔이 헤어져 폐허가 되기는 했지만, 그 전의 목가적인 동네에 그냥 살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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