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일본 찬황은 태평얀 전쟁 전범 명단에서 빠졌을까?

태평양전쟁에서 미국에 패한 일본이 항복한 후에 맥아더를 비롯한 미군들이 전범들을 가려내기 위한 작업을 보여주는 영화다. 원제는 ‘천황(Emperor)’인데 한국 제목을 굳이 ‘일본 침몰에 관한 불편한 해석’으로 바꾼 이유는 내용이 뭔가 탐탁치 않게 생각된 모양이다.

피터 웨버 감독의 전쟁 드라마다. 주연에 토미 리 존스, 매튜 폭스, 하츠네 에리코, 니시다 토시유키, 모모이 카오리, 등이 출연했다.

1945년 8월 태평양전쟁이 끝난 뒤, 펠러스 준장(매튜 폭스)은 맥아더 장군(토미 리 존스)과 함께 일본 전범을 체포하는 임무를 맡는다. 그 과정에서 펠러스 준장은 히로히토 천황도 전범으로 재판에 회부하려고 하지만, 그 일이 그리 단순하지 않다는 것을 점차 알게 된다.

진주만 기습부터 전쟁 중 수백만명의 목숨을 희생한 이 전쟁의 책임을 누군가가 져야 하는 것이다. 패전국 일본은 천황이 가장 높은 지위에 있는 사람이므로 천황에게 모든 책임을 지워 교수형을 처해야 하는데 문제가 그리 간단하지 않았다.

천황의 전쟁 개시 명령이나 지휘, 등 범죄행위를 밝히지 못한 것이다. 일본인들의 천황에 대한 충성심은 더욱 이 문제를 어렵게 만든다. 미국 대통령은 천황을 교수형에 처함으로써 국민적 지지를 얻고자 한다. 차기 미국 대통령을 꿈꾸는 맥아더의 입장도 그랬을 것이다.

일본은 오히려 당당했다. 중국, 동남아 등을 침략했다지만, 일본보다 먼저 이 식민지들을 차지했던 영국, 네덜란드, 스페인, 포르투갈 등의 서구 열강들에게는 책임을 묻지 않았다고 항변한다. 일본은 그들로부터 아시아 국가들을 해방시킨 것이라는 궤변을 늘어 놓는다. 그렇다면 서양 제국주위 군대와 싸워야지 왜 수많은 죄없는 양민, 군인들을 죽였으며 징병, 징용, 징발 등 식민지 수탈을 했는가 하는 설명이 따라야 한다.

영화적 재미를 위해서였는지 모르지만, 펠러스 준장의 옛 애인이며 시골학교 교사인 일본 여성이 등장한다. 펠러스는 그녀를 통해 일본에 대해 많이 이해하게 된다.

일본 천황과 맥아더의 만남도 볼만한 장면이다. 패전국임에도 불구하고 천황에게는 극도의 예의 범절이 요구된다. 천황은 맥아더와의 만남에서 모든 책임은 자기에게 있으니 자기를 처벌하라고 한다.

그러나 펠러스 장군은 천황의 측근을 통해 종전 막전막후에 대해 알게 된다. 천황은 상징적인 존재일 뿐이며 처벌 받아야할 군국주의자 전범들은 대부분 자결했다.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원자 폭탄 세례를 받고나서 항복이냐 결사항전이냐를 놓고 최후의 회의를 벌였을 때 결과는 3:3이었다. 캐스팅 보트를 쥔 천황은 8월15일 방송될 자기 의견에 동의할 것을 명령했다. 군국주의자들은 1,000명의 병력을 동원하여 천황의 목소리로 녹음된 테이프를 빼앗고 천황을 살해하려 했다. 천황은 지하에 숨어 이 위기를 넘겼고 항복 방송은 8월 15일 정오에 나갔다. 그 덕분에 또 다시 수백만명이 목숨을 잃을 위기를 구했다는 것이다.

맥아더는 천황에게 오히려 일본의 재건을 위해 미국이 해야 할 일이 무엇이냐고 묻는다. 결국 천황은 전범 명단에서 제외된다. 살아남은 고위층 인사들은 전범 재판에서 중형을 선고 받고 옥중에 자결하거나 한다. 영화는 여기서 끝나지만, 일본은 이로부터 5년 후 일어난 한국 전쟁덕분에 기사회생한다. 한국은 동족상잔의 큰 비극을 겪고 국토는 두 동강 난다. 일본이 한국에 대해 죽도록 사죄해도 끝나지 않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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