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왕 루이 14세의 춤과 음악 세계

영화의 한 장면
영화의 한 장면

 

‘태양 왕’, “자신이 곧 국가‘라는 말과 함께 회자되는 프랑스 왕 루이 14세의 신비를 어느 정도 보여준 영화다. 루이 14세는 얼핏 폭군이나 독재자로 인식되기 쉽지만, 예술을 사랑하고 춤을 사랑한 군주다. 특히 자신이 직접 춤을 췄고 왕립무용학교를 세움으로써 체계적인 춤 역사를 시작한 사람이다.

이 영화에서는 루이 14세가 온통 춤과 예술에 빠져 산 사람처럼 그려졌지만, 프랑스 역사상 가장 강대한 국가로 만든 장본인이다. 밖으로는 이웃나라와의 전쟁에서도 여러 차례 승전보를 울렸고 내란도 정리되었다. 재상 콜베르를 시켜 중상주의를 지원하면서 국가의 살림도 부강하게 한 왕이다. 베르사이유 궁전을 만드느라고 나라의 재정을 온통 궁전만드는데 소모했지만, 지금 프랑스를 대표하는 역사적 유물로 남아 있다.

제라르 코르비오 감독 작품이다. 루이 14세 역으로 브누와 마지멜, 륄리 역으로 보리스 테랄, 몰리에르 역으로 체키 카료가 출연했다.

17세기 프랑스, 열네 살의 어린왕 ‘루이 14세’는 부왕 루이 13세가 죽었을 때 불과 5살이었다. 당연히 정치는 섭정 정치로 어머니와 재상 마자랭이 실질적인 실권을 행사하고 있었다. 그들의 빛에 가려 우울하고 고독한 유년을 보낸다. 그런 그에게 주어진 것이 있다면 춤과 음악뿐이다. 본인도 춤과 음악을 좋아하지만, 작곡가 륄리와 극작가 몰리에르는 그런 루이의 삶과 예술에 동반자가 된다. 그리고 언젠가 왕이 될 루이를 위해 그를 빛나게 할 최고의 음악과 극을 만들어 보좌한다.

왕이 움직이는 행사마다 륄리가 지휘하는 관현악이 따라 간다. 루이가 펼치는 춤은 독무다. 왕립 무용학교를 만들고 나서 군무도 하지만, 왕은 더 크게 빛나야 한다며 다른 무용수들을 물리고 혼자 춤을 춘다. 웅장한 관현악 음악 속에 온몸을 금빛으로 치장하고 카리스마를 보여주는 왕의 춤은 이 영화의 백미다.

루이는 예술과 춤이 언제나 반란만을 획책하는 귀족들을 궁전에 불러 딴 생각을 못하게 하는 치세술로 활용했다.

루이가 어머니를 제치고 직접 정치를 한다 했을 때부터 어머니는 루이의 적인 귀족들 편에서 루이를 험담했다. 음악과 춤에 빠져 사는 것도 못 마땅해 했다. 루이는 어머니의 죽음 때 그 원망을 털어 놓는다.

루이는 절대 권력자였다. 성격도 괴팍했다. 그를 향한 륄리와 몰리에르의 경쟁도 치열했다. 륄리는 몰리에르를 견제했고 파행과 독선을 일삼았다. 결국 몰리에르는 폐병으로 자신의 극에 출연하던 중 죽고 만다. 그러나 루이는 음악적 야심과 왕에 대한 애증의 감정에서 빠져나오지 못한다. 귀족들도 이들을 왕의 사람들이라 하여 지탄의 대상으로 삼았다. 왕은 그래서 륄리도 멀리하기 시작한다. 왕의 사랑과 신뢰를 잃은 륄리도 망상 속에 왕을 위한 음악을 지휘하던 중 자신의 발을 찍어 그게 파상풍으로 번져 죽고 만다.

베르사이유 궁을 완공하고 입주했을 때 정작 음악은 없었다. 루이 14세의 카르스마가 허전한 궁의 공기를 채우며 영화는 막이 내린다.

루이 14세는 77세까지 살았다. 그의 어린 증손자가 루이 15세가 되었으나 이때부터 해외 식민지들을 영국에 빼앗기면서 국력이 쇠퇴하기 시작했다. 뒤를 이은 루이 16세도 왕권이 쇠퇴하면서 힘을 잃고 결국 프랑스 대혁명의 이슬로 단두대에서 마리 앙뜨와 네트와 함께 처형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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