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가 유명해지거나, 돈을 남자보다 더 벌거나, 똑똑하면 남편은 그 당시는 좋다. 그러나 점차 불안해진다. 자신의 입지가 좁아지고 아내가 자기 곁을 떠나 훌훌 날아갈 것 같은 초조함도 생긴다.

자신의 능력으로 만든 작품을 자기 이름으로 발표하지 못하고 남의 이름으로 발표했는데, 그 작품이 대박이 났다면 자신의 존재에 대해 흔들리게 되어 있다. 조금 다르기는 하지만, 연예 소속사에서도 유명해지기 전에는 소속사 신세를 진다. 그런데 유명해지고 나면 소속사가 귀찮아지고 결국 독립하는 것도 비슷한 경우일 것이다.

이 영화는 워시 웨스트모어랜드 감독 작품이다. 주연에 콜레트 역으로 ‘오만과 편견’, ‘안나 카레니나’,‘비긴 어게인’, ‘캐리비안의 해적’에서 출연했던 키이라 나이틀리가 열연했다. 남편 윌리 역으로 듀발 역으로 도미닉 웨스트, 등이 출연했다.

장례를 프랑스 국장으로 치를만큼 영향력이 컸던 시도니 가브리엘 콜레트(Sidonie-Gabrielle Colette, 1873. ~ 1954)의 실제 이야기이다.

이 영화의 배경은 1800년대 말과 1900년대를 막 시작하는 프랑스이다. 생 소뵈르 작은 마을의 소녀 콜레트는 바람둥이 소설 편집자 윌리와 부부 사이다. 남편은 파리에서 활동하며 제 버릇처럼 바람이나 피우러 다니는 것 같아 작은 마을 생활에서의 한적한 생활이 재미가 없다. 그래서 남편을 따라 파리에 왔지만 기대만큼 행복하지 않다. 뭔가 부족함을 느낀다.

남편 윌리는 유명한 저널리스트이자 다수의 히트작을 배출한 작가다. 그런데 소재 고갈로 어려움에 처하면서 집안의 가구들을 차압당하는 등 경제적으로도 어려워진다.

그 때문에 부부 싸움도 자주 나면서 윌리는 콜레트에게 대신 글을 써보라고 한다. 자신이 좀 봐주면 충분히 좋은 소설을 쓸 것이라며 격려했다. 콜레트는 그때부터 자신의 어린 시절 얘기부터 줄줄이 써 나간다. 윌리도 대중소설에서 독자들이 좋아할만한 표현, 플롯 등 도움 되는 역할을 해준다.

그때까지 프랑스에는 여성작가가 전무한 시절이었다. 콜레트의 소설은 남편의 이름으로 출판되었는데 그게 베스트셀러에 오르고 대박이 난다. 급기야 소설 속 주인공 이름을 딴 ‘클로딘’ 브랜드까지 런칭한다. 비누, 향수 등 모든 상품들을 완판시키며 신드롬을 일으킨다. 패션, 헤어스타일까지 유행을 이끌며 최고의 인플루언서가 되지만 모든 성공과 명예는 남편 윌리에게 돌아간다.

여인들은 소설 클로딘이 윌리가 쓴 것이 아니고 콜레트의 어린 시절부터 콜레트가 아니면 쓰지 못할 이야기라는 것을 안다고 했다. 남편의 느슨한 사슬에 매여 있는 것에서 탈출하여 완전한 자유를 구가해 보라고 했다. 그때까지 남편 뒤에 숨어있던 콜레트는 용기를 내어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기로 결심한다.

더 이상 사랑을 위해 희생하지 않고, 남들의 시선을 위해 치장하지 않기로 결심한 것이다. 때 마침 윌리는 클로딘의 독점판매권을 콜레트의 동의 없이 팔아넘긴 일로 콜레트의 분노를 산다. 그녀는 더 이상 남편의 이름이 아니고 자신의 이름으로 진짜 세상에 당당히 걸어 나온다.

그녀는 자신의 타고난 재능과 넘치는 매력을 남편의 그늘 속에 두기를 거부하고 이후 자신의 이름으로 ‘방황하는 여인’, ‘지지’, ‘여명’ 등의 소설 작품을 발표했다. 한편으로는 뮤지컬 배우, 안무가, 댄서, 연극 연출가로서 다방면에 두각을 나타내는 아티스트로의 삶을 살았다. 특히 제1차 세계대전 당시에는 보도기자로도 활약하는 등, 남다른 행보를 보이며 수많은 재능 있는 여성들의 롤모델이 되었다.

‘콜레트’는 “프랑스의 영광”, “우리들의 콜레트”로 불렸으며, 프랑스 콩쿠르 아카데미 최초의 여성 회원 및 회장을 역임했다. 프랑스에서 예술가로서의 성취를 사회적으로 인정받은 첫 번째 여성으로서 그녀의 장례는 국장으로 치러졌다.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해리 포터’ 시리즈의 작가 조앤 K.롤링은 자신의 롤 모델로 ‘콜레트’를 꼽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