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한부 인생 소년의 버킷리스트

영화의 한 장면
영화의 한 장면

2017년 개봉작이다.돼지는 도살장에 끌려가면 대기실에서 교미를 한다고 한다. 곧 죽게 될 처지에 한심하다고 보는 사람도 있지만, 돼지도 죽음을 직감하기 때문에 마지막 버킷리스트를 행하는 것이라는 해석도 있다.

이 영화도 15살 시한부 인생을 사는 소년의 버킷리스트 얘기가 나온다. 여러 가지가 있지만, 부모에게 차마 얘기 못할 것 중에 여자랑 키스하기’, ‘벗은 여자 몸 보기가 들어 있다.

이 영화는 의사 아버지를 둔 금수저 백수 데이빗과 열다섯 살이며 시한부 인생을 사는 레니의 이야기다. 전혀 다른 인생을 살고 있던 두 남자가 만나 버킷 리스트를 완성해나가는 감동 실화다.

독일의 마크 로드문트 감독의 코미디 드라마 작품이다. 주연에 엘리야스 엠바렉이 출연했다.

데이빗은 금수저 또래들이 노는 클럽에서 여자들과 어울리는 것이 낙이다. 스포츠카를 신나게 몰고 집에 오는데 음악에 취해 속도를 늦추지 못하는 사이에 그대로 돌진하여 집안 풀장에 차가 골인하듯 담장을 부수며 빠진다. 아버지는 이런 한심한 아들을 늘 나무란다. 아들에게 인생을 낭비하며 살지 말고 오늘 하루라도 더 살고 싶어 하는 시한부 인생 소년을 돌보며 배우라고 한다. 그리고 15살 레니를 돌봐주라는 일자리를 준다. 신용카드까지 막아 어쩔 수 없이 아버지 지시대로 따른다. 그러나 진득하지 못한 성격 때문에 산소 호흡기를 놓고 다니는 등 실수를 연발하고 포기한다. 그러나 아버지는 데이빗이 여자 친구와 동침하러 온 집에 열쇠를 바꿔 집안 출입을 봉쇄한다. 결국 데이빗은 갈 곳도 없고 돈도 없으니 소년에게 다시 돌아온다. 소년이 오히려 어른스럽다.

소년 레니는 온 몸의 장기가 약해 언제 죽을지 모른다. 늘 산소통을 옆에 대기하고 다녀야 한다. 좀 흥분해서 뛰기라도 하면 구토가 나고 구급차를 불러야 한다. 몇 차례 죽을 고비도 넘긴다. 그렇다고 병실이나 침실에만 누워 있다가 죽을 수는 없다. 그래서 버킷 리스트를 만들어 데이빗이 도와준다. 나이트 클럽 가 보기, 농구해 보기, 자동차 운전해 보기, 엄마를 행복하게 해주기, 여자에게 꽃 선물하기, 친구랑 같이 잠자기, 리무진 타보기, CD 녹음해보기 등이다. 하나 하나 이뤄 나간다.

데이빗은 레니를 성인전용 클럽에 데려가 스트립쇼도 보여준다. 30분마다 레니의 엄마에게 인증 샷을 보내야 하는데 그럴 때는 엉뚱한 사진을 보내준다. 노래를 녹음하러 갔다가 레니는 아름다운 또래 소녀를 만난다. 한량인 데이빗은 여자 경험이 풍부하므로 여자 다루는 방법을 코치한다. 그리고 베를린까지 가서 소녀를 만나 리무진에서 데이트한다. 그러면서 데이빗과 레니는 친구처럼 정이 든다. 레니가 전담 여의사와 데이빗의 애정 라인도 만들어준다. 전담 여의사는 데이빗의 아버지 밑에 일하면서 데이빗의 가능성을 본다. 지금은 게으르고 아둔해서 레니의 친구로 적당하지만, 괜찮은 남자로 본다. 덕분에 데이빗은 만학도가 되어 의사 공부를 다시 하게 된다. 아버지로부터 방문 열쇠를 다시 넘겨받는다. 풀장에 빠진 스포츠카도 건져 낸다. 이젠 아들을 믿는다는 얘기이다. 레니는 스무살이 되도록 데이빗과의 우정을 나눈다는 자막이 나온다.

독일의 환자 케어 시스템이 부럽다. 데이빗 같은 사람이 순순히 그 시스템에 맞춰 나가는 것도 신기하다. 구급차가 싫다 않고 언제라도 와 준다. 전담 의사가 주치의처럼 환자를 돌봐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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