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잇따른 중국 반도체 통신장비 화웨이 ZTE 제재
중국 5G 상용화 차질 불가피

지난 1일 SKT는 성남 분당구 '네트워크 관리센터'에서 5G 출발을 기념하는 행사를 열었다. 박정호 사장, 서성원 MNO사업부장, 강종렬 ICT인프라센터장, 박진효 ICT기술원장 등 임직원 100여 명과 1호 고객인 명화공업의 이경윤 이사, SKT대교대리점 권순택 대표, 구축협력사 지엔에스기술 문창수 대표이사 등이 참석했다.
사진 제공 SK텔레콤

지난 1일 국내 이동통신 3사인 KT, LGU+, SKT가  기존 LTE보다 20배 이상 빠르고 90분짜리 영화를 0.16초 만에 받을 수 있는 속도인 5세대 이동통신(5G) 시대를 세계 최초로 열었다. 

이날 자정 SK텔레콤은 스마트팩토리와 자율주행차, KT는 인공지능 로봇 '로타', LG유플러스는 경작용 트랙터에 5G를 적용해 시현해 보였다. 1일 오전 5G 1호 고객사인 안산 반월공단의 명화공업은 ‘5G-AI 머신 비전’ 솔루션을 가동했다. 이 솔루션은 자동차 부품이 컨베이어 벨트를 지나가는 동안 1200만 화소 카메라로 사진 24장을 다각도로 찍어, 5G를 통해 클라우드 서버로 전송했다. 서버의 고성능 AI는 순식간에 사진을 판독해 제품에 결함이 있는지 확인했다. SK텔레콤 5G자율주행차는 경기 화성 자율주행실증도시 ‘K-City’와 시흥 일반도로에서 테스트 운행을 시작했다. 차량은 5G로 1초에 수십 번씩 관제센터, 신호등과 주변 정보를 주고 받았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5G에는 우리의 상상을 초월하는 무한한 가능성이 있다”며 “SK텔레콤은 코드분할다중접속(CDMA) 디지털 이동전화부터 롱텀에불루션(LTE)까지 모바일 신세계를 이끌어온 ICT리더로서 소명감을 갖고 5G가 불러올 새로운 미래를 여는 선구자가 되자”고 당부했다. 삼성전자 고동진 사장은 영상 메시지에서 "삼성전자와 SKT의 긴밀한 협력으로 5G 상용화를 앞당길 수 있었다"며 "5G가 AI, 사물인터넷(IoT) 서비스를 본격적으로 활성화시켜 스마트시티,스마트팩토리 등 전 산업 분야의 발전을 가속화 할 것"이라고 밝혔다. 팀 회트케스 독일 도이치텔레콤 회장도 "5G 상용화라는 업적을 달성한 SKT가 매우 자랑스럽다. 내년에도 양사가 5G를 비롯해 다양한 ICT 영역에서 활발하게 교류하길 기대한다"고 축하했다.
 
한국에서 이같은 5G 세계 첫 상용화라는 설레임과 축하분위기가 전 세계로 전파될 즈음에 캐나다 경찰당국은 세계 최대 통신장비 회사인 중국의 화웨이 회장 딸이자 재무최고책임자(CFO)인 멍완저우(孟?舟)를 체포했다. 중국의 5G 시대를 여는데 핵심 장비회사인 화웨이 재무담당자를 전격 체포한 것이다.
 
중국 선전에 본사를 둔 화웨이는 미국을 포함해 세계 170여개 국가에 18만명 직원을 두고 있고 지난해 매출은 930억달러(약 104조4천억원)를 보이고 있는 중국 최고이자 세계 최대 통신장비회사라는 점에서 주목을 끌기에 충분했다.
 
같은 날 화교출신인 최연소 스탠포드대 종신교수이자 중국의 해외 최고급 인재 유치계획인 '천인계획' 대상자로 칭화대 초빙교수인 장서우청(張首晟)의 투신자살, 네델란드 반도체장비회사인 ASML 화재가 잇따라 발생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14일 전병서 중국경제금융연구소 소장은 이같은 일련의 사태를 두고 "미중의 무역전쟁이 묘하게 흘러간다"고 운을 뗐다. 미국이 중국의 통신장비업체인 화웨이(??)의 CFO인 멍완저우를 캐나다에서 왜 하필 화웨이고, 화웨이의 회장이 아니라 CFO를 잡아 가두었을까? 라는 화두를 던졌다.
 
그리고 화교출신으로 최연소 스탠포드대 종신교수인 올해 55세의 장서우청 교수가 중국의 해외 최고급 인재 유치계획인 “천인계획”의 대상자로 칭화대 초빙교수로 초빙되었던 전도양양한 물리학자인데 투신 자살한 점도 묘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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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교수는 상해출신으로 상해 푸단대를 졸업하고 독일과 미국에서 유학하고 IBM을 거쳐 스탠포드대에 최연소 종신교수로 지난 2006년 발표한 양자물리관련 이론은 '글로벌10대 혁신기술'로 선정될 만큼 뛰어난 논문이었다.
 
또 한편의 사건중 세계 반도체업계에서 초미세가공기술 핵심장비인 노광기 생산업체인 네델란드의 ASML에 화재사건이다. ASML은 현재 7나노급 노광기를 만들 수 있는 유일의 세계최고의 반도체장비회사인데 1일 원인 모를 화재가 발생해 생산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문제는 이 세 사건의 공통점은 중국과 관련돼 있고 미국과 중국의 기술전쟁이 노출된 것이라는 게 중국경제금융연구소의 지적이다. 미국의 첨단기술이 중국에 흘러들어가 5G 상용화 유출을 막아보려는 기술전쟁이라는 분석이다.
 
◆ 미국은 왜 화웨이의 후계자를 인질로 잡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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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세계 대전에서 독일은 미국과 영국군에 공포스러웠던 전차군단이 있었지만 5G시대를 앞둔 중국에는 늑대군단이 다. 바로 민감한 후각, 불굴의 진취성, 팀플레이 정신을 강조하는 늑대문화를 가진 화웨이를 어떻게든 족쇄로 채워놔야만 하는 미국의 절박함이 창업자 딸이자 후계자를 전격체포했다는 진단이다.

화웨이(??)는 "중국의 미래가 있다는(中華有爲)"의 약자로 이름 그대로 중국을 위한 회사라는 기업철학를 가진 대표적인 국유기업이다.  중국 대학생들이 졸업후 가고싶어하는 직장중 최고연봉을 자랑하는 화웨이는 연구개발에 목숨 건 덕분에 중국의 거대한 4G내수시장을 기반으로 성장해 아시아를 장악하고 유럽까지 통신장비로 마치 징키스칸처럼 세계통신장비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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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웨이는 민영기업이긴 하지만 중국정부가 전략적으로 키운 세계적인 통신장비회사로 군인출신 런정페이(任正非)가 창업했고 그의 첫째 딸인 멍완저우(孟?舟)를 CFO 겸 후계자로 키우고 있는 중이다.

캐나다가 미국의 요청으로 멍완저우를 체포한 이유는 화웨이 재무총책임자인 멍완저우가 지난 2008년 2월에서 2009년 4월까지 홍콩 등록회사 스카이콤(Skycom)에서 근무했고 2010년 말 스카이콤의 이란 사무소가 미국의 이란에 대한 무역제재에도 불구하고 이란 최대 휴대전화 사업자에게 반입이 금지된 장비를 판매하려 했다는 이유다. 또 미국 상무부가 2012년 중국의 반도체장비회사인 ZTE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미국은 ZTE 내부문건에서 화웨이가 이란과 거래했다는 정황을 포착했고, 이를 계기로 화웨이가 홍콩샹하이은행(HSBC)을 이용해 자금거래를 한 사실도 파악했다. 그래서 스카이콤과 HSBC를 통한 자금거래의 직접적인 책임있는 당사자로 CFO인 멍완저우를 체포한 것이다.
 
◆ 장서우청(張首晟)교수의 투신, ASML화재도 미중 기술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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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웨이가 세계의 두뇌를 영입하는 프로젝트인 '화웨이혁신연구계획(HIRP)과 '화웨이 미래 씨앗 프로젝트(Huawei Seeds for the Future Program)'에서 통신기술, 컴퓨터과학, 공학 및 관련 분야에서 혁신연구를 하는 선도대학과 연구기관에 화웨이가 자금을 제공하고 있다. 20여개 국가, 300여개 대학중 하버드대, MIT, 스탠퍼드대도 포함돼 있고 전 세계 96개국과 국제조직에서 280개 대학의 학생 3만여명이 수혜를 입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경제금융연구소는 "이번 멍완저우의 구속을 계기로 미국은 중국으로 두뇌유출을 막겠다는 시그널을 강하게 보낸 것이다"고 진단하면서 "?평소 우울증이 있었던 촉망받던 재미화교 학자인 장서우청 교수의 투신자살도 음모론으로 얘기하자면 정황상 미국의 두뇌유출 방지 전략과 관계가 있다"는 중국내 분위기를 전했다.
 
미중이 무역전쟁을 시작하면서 미국은 미국의 화교출신 중 중국의 “천인계획”에 선정된 인물에 대해서는 거의 산업스파이 정도의 수준으로 감시하고 가족들에게 간접적인 압력을 넣어 위협을 가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2018년 들어서 미국 연방수사국(FBI)는 이를 더욱 강화해 이와 관련된 중국 관련인사를 체포하거나 비자발급도 거부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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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서우청은 2009년부터 중국 당국이 파격적인 대우로 해외 인력을 유치하기 위해 만든 프로젝트인 '천인계획' 대상에 포함됐고 화웨이를 포함해 많은 중국 기업들과 접촉했고 미국 당국의 주목 대상에 오른 것으로 알려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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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또하나  같은날 세계 반도체 시장의 노광장비분야에서 독보적인 회사인 네델란드의 ASML 화재사건이다. 세계 모든 반도체장비회사들이 노광장비는 ASML에 목을 매는 형국에서 중국이 현재로서는 꿈도 못꾸는 ASML장비를 구입, 내년에 인도받기로 한 그 회사에서 화재사건이 발생했다.
 
중국의 반도체 장비 국산화율은 10%도 안되고 핵심장비는 대부분 수입인 가운데 노광기의 경우 중국반도체장비업체들은 현재  90나노정도 수준의 기술을 보유하고 있고 이제 65나노 45나노기술 개발에 들어가고 있어 7나노수준인 ASML과 기술격차는 하늘과 땅 차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지난 5월 특이하게 중국의 파운드리회사 중 "중심국제(中芯??)"가 ASML에 7나노 노광장비를 주문했고, 2019년에 출하될 예정이었다. ?ASML의 2018년 생산대수는 17대수준에 불과하고 2019년에는 30대 정도로 예상되는 데 중심국제(中芯??)가 ASML에 7나노 노광기 1대를 주문했지만 지난 1일 ASML의 프로드라이브(Prodrive)공장에서 원인모를 화재가 발생해 모든 생산이 차질이 생겼다. ASML의 화재사건으로 중국의 중심국제(中芯??)가 ASML에 주문한 7나노 노광기 1대의 구입은 물 건너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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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이전 지난 4월에는 중국의 통신장비업체인 ZTE에 반도체 판매를 금지했고, 10월에는 중국의 반도체업체인 진화메모리에 미국산 장비수출을 금지한 데 이어,12월에는 중국 5G통신장비의 선두주자인 화웨이의 후계자를 인질로 잡았다.
 
중국은 5G통신의 상용화에 세계 선두이고 거대한 시장과 통신장비 공급능력을기반으로 5G의 통신표준을 장악하려 하는 마당에 미국이 중국 화웨이의 후계자를 캐나다에서 체포한 것은 4차혁명의 기반기술인 5G의 세계표준을 선도하려는 미국을 건드린 죄라고 중국경제금융연구소는 진단했다.
 
4차산업혁명의 핵심기술인 5G는 기존 4G의 20배가 넘는 수용력을 갖는 최첨단 기술이라 중국은 4G에서는 후발이었지만 5G에서는 세계선두를 꿈꾸며 ZTE와 화웨이를 지원했지만 미국의 강력한 태클에 걸린 셈이다.
 
중국이 내세우는 '기술강국 2025'의 상징인 4차산업혁명의 싹을 차단하려는 미국의 계산된 재제라고 보고 있다.
 
전세계 통신장비시장에서 31%점유율을 가진 최대공급업체인 중국의 화웨이를 재제하면 중국의 통신장비 굴기는 적어도 멈출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마치 한국이 지금 반도체산업에서 초호황을 누리는 것은 1985년 미국이 “미일반도체협정”으로 일본 반도체업체들을 몰락시킨 것처럼 중국 통신장비산업, 미국이 놓은 “기술의 덫”에 걸려 들었다고 지적했다.
 
◆ 그렇다면 화웨이 운명은?
 
바로 ZTE케이스의 재판이 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 이란 제재위반으로 화웨이가 걸리면 통신장비가 아니라 미국기업들이 화웨이에 반도체를 팔지 못하도록 금수(禁輸)조치를 취할 수 있기 때문이다.
 
ZTE는 미국의 반도체 판매금지로 상장폐지의 위기까지 갔다. 그런데 화웨이의 경우는 ZTE의 충격과는 비교할 수도 없다. 중국의 5G기간통신망은 물론이고 해외수출도 문제된다. 70%를 수출에 의존하는 화웨이, 반도체 수급이 문제되면 회사 문닫는 상황도 나올 수 있다.
 
멍완저우가 만약 협박이든 증거에 항복하든 대이란제제를 위반했다는 것을 인정하는 순간 화웨이의 앞길은 ZTE와 같은 길을 가게된다. 미국이 전세계 금융거래를 손바닥위에 놓고 깔아놓은 '금융의 그물'에 중국 화웨이가 걸려들어 '기술의 칼'를 해체 하려는 것으로 풀이했다.
 
◆ 한국 미중 고래등 싸움에 뜻밖의 5G에서 큰 기회?
 
정보통신기술(ICT)의 핵심요체인 반도체 제조만큼은 아직 중국이 가야할 길이 멀다. 오죽하면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 미국이 ZTE에 반도체 판매금지 사태 생기자 바로 중국반도체회사와 시안의 삼성반도체 공장을 방문,  "반도체는 인체의 심장같은 것이고 반도체의 국산화를 위해 올인하라"는 지시를 할 정도로 중국 정부는 반도체 제조 기술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이 판국에 미국은 중국 반도체 장비회사인 ZTE에 이어 통신장비 회사인 화웨이 마저 제물로 삼고 있다. 미중의 무역전쟁 와중에서 한국의 5G와 반도체분야에 때아닌 특수가 생겼다는 분석이다. 삼성 등 국내 반도체 회사들이 지난 1985년 "미일반도체협정"에서 일본의 쇠퇴라는 기회를 놓치지 않고 기술로 승부한 이후 이제 한국이 5G에서 중국의 빈자리를 차고 세계시장을 선도할 기회가 왔다는 게 중국경제금융연구소의 진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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