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화 꽃길이 아름다운 작은 섬

하화도 입구
하화도 입구

섬 여행은 언제나 그렇듯이 설렌다. 섬은 때 묻지 않은 순수한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만날 수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하화도(下花島)를 우리말로 풀이하면 '아랫꽃섬'이다.  '꽃섬'이란 이름이 예뻐서인지 하화도꽃섬길은 여수여행을 계획할 때부터 금오도비렁길, 개도사람길과 함께 우선적으로 가보고 싶었던 곳이다.

해안길에 핀  야생화
해안길에 핀 야생화

화화도는 여수에서 남쪽으로 21㎞가량 떨어져 있는 면적 0.71㎢, 해안선 길이 6.4km의 작은 섬이다.
3시간 정도면 섬 전체를 쉬엄쉬엄 다 돌아볼 수 있다. 이 섬의 최고 높은 지점이 해발 118m으로 트레킹하기에 좋고 능선과 해안선을 따라 조성된 꽃길이 아름다워 하화도꽃섬길이 지난해 4월 ‘대한민국 대표 걷기 길’에 선정되었다.

아이고! 오셨는가요
오전 8시에 백야도 선착장에서 태평양해운 카페리 3호를 타고 하화도를 향했다. 일요일 휴일이라 그런지 100여명이 넘는 승객이 2층 선실을 가득 채웠다. 신발을 벗고 선실 벽에 기대어 앉거나 누운 사람, 밖에서 바람을 쐬는 승객, 친구들과 막걸리를 마시는 일행도 있었다.

백야도에서 50분, 페리호는 제도, 개도 등을 거쳐 하화도 선착장에 도착했다.

카페리 3호
카페리 3호

하화도에 첫발을 내리니 ‘아이고! 오셨는가요’라고 새긴 목선이 눈에 들어온다. 마을 입구에는 예쁘게 조성된 화단과 ‘아름다운 꽃섬 하화도’라고 새긴 돌이 관광객을 맞이한다.

하화도선착장 포구에 정박해 있는 어선과 옹기종기 모여 있는 주황색 지붕의 집들이 고향의 풍경처럼 정겨워 보인다.

하화도  포구의 선박들
하화도 포구의 선박들
하화도 마을의 모습
하화도 마을의 모습


하화도 꽃섬길은
총길이 6.0km / 3시간소요
선착장 → 남끝전망대 → 사짓골전망대 → 휴게정자 → 순넘밭구절초공원 → 큰산전망대 → 깻넘전망대 → 꽃섬다리 → 막산전망대 → 큰굴삼거리 → 애림민야생화공원 → 선착장

하화도꽃섬길은 선착장에서 시작해 섬을 한 바퀴 돌아 다시 선착장으로 회귀하는 코스이므로, 왼쪽 휴게정자에서 시작해서 남끝전망대 방향으로 한 바퀴 돌거나 오른쪽 큰굴삼거리가는 해안길로부터 시작해 막산전망대 쪽으로 도는 코스 중 한 곳을 선택하면 된다.

남쪽  트레킹을 시작하는 정자
남쪽 트레킹을 시작하는 정자

왼쪽 휴게정자 길은 오르막 산길로 시작해서 섬 남쪽 끝을 먼저 가는 코스이고, 오른쪽 막산전망대를 가는 코스는 해안도로 평지길로 먼저 출발하는 코스이므로 보통 쉬운 코스로 먼저 출발하는 사람들이 많다.

등산을 싫어하는 사람들은 오른 편 평지해안길로 출렁다리를 다녀오고 관광을 끝내는 사람도 있다. 힘들면 언제든지 섬 중간쯤에 위치하고 있는 선착장으로 돌아오면 된다.

꽃섬의 구석구석까지
이번 여행은 처음부터 안내서에 적혀있는 코스의 순서대로 한곳도 빠짐없이 탐방해 보기로 했다.
휴게정자 앞 철망에는 수많은 산악회가 다녀간 흔적인 리본이 바람에 날린다.

6월 하지가 지난 즈음 강한 햇볕 아래 구릉을 오르자니 온몸이 땀에 젖는다. 봄날의 화려한 꽃은 볼 수는 없었지만 이름 모를 야생화의 향기는 코를 찌른다. 능선에 오르니 다도해가 펼쳐진 해안의 풍경이 들어온다.

 

남끝전망대를 향하여
남끝전망대 이르기 직전 언덕위의 빨간 피아노는 파란바다를 배경으로 야외 공연장 같은 멋진 분위기를 연출한다.

언덕위의 빨간 피아노
언덕위의 빨간 피아노

목책계단을 따라 남끝전망대 해변에 내려가 간식을 먹었다. 이곳 남쪽 끝까지 오는 인적은 드물고 해변은 조용하다.

남끝전망대
남끝전망대

남끝전망대에서 한 참을 쉰 후 작은 정자를 지나 시짓골전망대가 있는 바닷가 아래로 내려갔다. 꾀 긴 계단을 내려갔다 오기에 힘이 들지만 역시 내려와 보기를 잘 했다는 생각이 든다. 해변에서 올려다보는 절벽의 풍경이 보상해 준다.

시짓골전망대
 시짓골전망대

하화도 허리쯤 구릉위의 빨간 돗단배 조형물은 멀리 파란바다, 흰 구름과 함께 어울려 한 폭의 풍경화를 그려낸다.

섬 곳곳에 빨강, 초록, 노란색으로 꾸며진 포토존 의자는 관광객의 인기를 끈다.

포토존
포토존

휴게정자2를 지나 순넘밭구절초공원에 이르렀다. 아직 활짝 핀 구절초의 모습을 보기엔 때 이렀지만 여기저기 피어있는 야생화의 모습도 좋아 보인다.

순넘밭구절초공원
순넘밭구절초공원


큰산전망대
큰산전망대에서 바라보는 바다의 전망은 멋지다. 바다위에 떠있는 다도해 섬들과 흰 구름이 전망대에 걸려있는 ‘하화도’란 시와 잘 어울린다.

큰산전망대
큰산전망대

이제 이 섬의 트레킹 막바지 지점에 왔다. 3시간이면 넉넉하다지만 섬 구석구석 한 곳도 놓치지 않고 탐색하려니 힘이 들고 시간이 더 걸린다.

깻넘전망대에 이르렀다.

깻넘전망대
깻넘전망대

낭떠러지밑 물을 가르며 지나가는 배의 모습이 눈에 띈다.

드디어 이 섬의 하이라이트라 할 수 있는 꽃섬다리에 다다랐다.


섬 여행의 하이라이트 꽃섬다리
깻넘전망대와 막산 전망대를 잇는 꽃섬다리는 2017년 3월 개통됐다. 지금은 하화도를 찾는 많은 사람들이 이 다리를 건너기 위해 온다고 할 정도로 유명해졌다.

꽃섬다리
꽃섬다리

이 출렁다리는 65미터의 협곡위, 100미터의 길이로 다리 중심 부분 철망에서 아래 협곡이 보이도록 설계되어 있다.

공중에 철선으로 달려있는 현수교라 바람이 조금이라도 불거나 누가 흔들기라도 한다면 떨어질 것 같아 심장이 약한 사람은 다리를 건널 수 없을 것 같다. 고소공포증이 있는 기자로서는 결국 다리건너기를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섬의 끝 막산전망대
아래로 내려와 돌아가려 하니 다행히 큰굴삼거리에서 다리 밑으로 이 섬의 서쪽 끝자락인 막산전망대로 통하는 길이 있었다.

막산전망대는 이 섬에서 풍경이 가장 멋진 곳 중의 한 곳이다.

막상전망대
막상전망대

발아래 파도에 일렁이는 장구도의 모습도 볼 수 있었다.

장구도
장구도

막산전망대를 끝으로 섬 서쪽을 한 바퀴를 돈 후 다시 큰굴삼거리로 돌아왔다.

이 곳부터 선착장으로 가는 해안길은 평탄하다. 햇볕이 쨍쨍 내려쬐는 시멘트 포장길이지만 바람은 시원하고 다도해의 섬들의 풍경은 아름답다.

해안길
해안길

해안길 중간쯤에는 애림민야생화공원이 있다.

애림민야생화공원
애림민야생화공원


섬마을
3시간 넘게 온 몸이 땀에 흠뻑 젖도록 섬 곳곳을 누빈 꽃섬길 트레킹을 마치고 선착장으로 돌아왔다.

선착장 마을에는 주민들이 운영하는 마을회관식당과 와쏘식당이 있다. 이곳에서 막걸리에 간단한 점심식사를 할 수 있다. 갓 잡아온 해산물과 생선회도 있다.

와쏘식당
와쏘식당

처음 트레킹을 시작했던 정자에서 준비해간 도시락을 먹으며 백야항으로 돌아갈 배를 기다렸다.


다시 찾을 수 있기를 기약하며
오후 1시 40분에 하화도를 출발한 페리는 2시 30분에 백야도에 도착했다. 백야도 8시 배편으로 함께 들어온 여행객 대부분이 이 배로 나가는 것 같았다.

이번 여행에서 부산에서 비행기를 타고 온 단체관광객도 있었다.
이 작은 섬의 어떤 매력이 멀리서 비행기까지 타고 관광 오게 하는 것일까.

야생화가 피어있는 꽃섬길을 걸으면 다도해의 탁 터인 바다와 시원한 바람은 일상의 시름을 잊게 한다. 이 섬에는 곳곳에 설치된 전망 좋은 포토존에서 사진을 남기고, 망망대해를 바라보면서 전망대의 푯말에 적혀있는 시구를 읽을 수 있는 낭만이 있다.

야생화가 만발한 봄날 하화도를 다시 찾으면 좋을 것 같다.


아랫꽃섬 가는 길
하화도를 가려면 배를 타야 한다. 여수여객선터미널에서 하루 2차례, 백야도에서는 하루 3차례가 각각 운항하고 있다.

*여수연안여객선터미널  (주)태평양해운   1시간 50분소요
여수 06:00, 14:20 (동계 14:00)
하화도 07:50, 15:30 (동계 15:10)

*백야도선착장  (주)태평양해운   50분소요
백야도 08:00, 11:30, 14:50
하화도 10:10, 13:40, 17:00 (동계 16:45)

대중교통은 여수여객선터미널, 승용차는 백야도 선착장이 편리하다. 섬이라는 특수성을 감안하여 출발하기 전 꼭 운항 정보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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