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학이 내려 앉는 무릉도원, 세상의 중심이 되리라

청학동 비결 전문
청학동 비결 전문

지리산 청학동이 나의 고향이다. 삼신봉 아래에서 배태하여 유소년 시절을 그곳에서 보냈다. 근래에는 자주 들리지 못하나 정신적 터전임에 틀림이 없다. 청학동과 관련한 자료에도 관심이 많았다. 그중의 하나가 풍수지리설로 유명했던 옥룡자 도선 스님(827~898)이 쓴 청학동 비결(靑鶴洞 秘訣)’이다. 조선비결전집에 수록돼 있다. 일제 강점기에 민간에 널리 유포된 비결들을 압수해 연구가치가 있거나 보존 의미가 있는 것들을 묶은 책이 조선비결전집이다. 이러한 자료들을 통하여 현재의 지리산 청학동이 명실상부하게 자리매김하였다. 이 비결에 청학동의 산세 등이 구체적으로 표현되어 있다. 우리나라에는 전설의 명당, 청학동으로 불린 곳이 여러 곳 있었기 때문이다. 또한, 비결에 거명되는 성씨들이 많이 살고 있음도 비결과 전혀 무관하다고 볼 수 없다. 우리나라 관광지로 거듭나고 있는 청학동에 얽힌 전설적 이야기도 한 번 읽어봄 직하다.

東國三洞 待世之寶也 積善之家 入此種裔 一曰靑鶴 運吉千年

天守文昌 地應黑鼠 五星聚會 三奇照降 分明三坮 廣開平坦

北高東低 南通白雲 三峰聳出 壬坐丙向 穴低 運傳 甲坐次吉

周回四十里 石門鎖之 烈此千基 與國共之 雖在小邦 勝於中華

闢之何載 黃鷄鳴天 此夫所出 載天夫墜之地 守唱二十載

石門震破 居三十載 駟馬容地 功名蓋世 靑鶴益高 卿相多出

名賢輩出 孔門私叔 闡之誰也 國家師傅 任之畿人 最作名勝

別有天地 天開地闢 仙鶴出谷 柳之福地 鶴背吹笛 姜之福地

金龍沒泥 權之福地 仙鶴抱卵 鄭之卜地 靑鶴下田 徐之穿地

鶴下玉女 黃之傳地 走獐顧母 金之召地 仙人舞袖 李之應地

鷹下逐雉 方之卜地 黃龍負舟 河之留地 玉燈掛壁 千之必地

五仙圍碁 朴之卜地 牛眠鶴林 張之留地 仙鶴逐去 許之福地

牛眠鶴林 盧之守地 瑞鵬博天 小月十疋 五雲爭鬪 女人加冠

豊草鹿坪 丑左有橫 靑鶴西飛 山?大應 竹裏鳴鳳 十日日吉

中有仙枕 元具馬韓 鶴仙遂去 靑鶴如訴 莫頌莫訴 以待後人

推觀造化 乾坤聚氣 卜占守主 傳受照應 任尙出人 福祿吉祥

西坐之向 最佳次吉 人有唯尋 神風可恨

[한 세상 제때 만나기를 기다리는 보배로운 세 고을이 있다. 선을 쌓은 사람이 이곳에 들어가서 후세를 기를 것이다. 그 중 하나가 청학동이다. 운세가 길()하여 천년이 되면 하늘의 문창성을 지키고 땅은 흑서(黑鼠)가 흥하고 오성(五星)이 모여든다. 때가 되면 세 가지 기이한 빛이 봉우리를 비추어 삼대(三坮)가 분명해진다.

땅은 넓어 평탄하고 북쪽이 높고 동쪽이 낮으며 남쪽으로 통한다. 남쪽의 백운산 세 봉우리가 우뚝 솟았다. 임좌병향(壬坐丙向)으로 혈()이 낮다. 운이 전해지면 갑좌(甲坐)가 다음의 길지(吉地)이다. 주위가 사십 리며 석문이 그곳을 가로막고 있다. 아름다운 이곳이 천년의 기반으로 이 나라와 함께 길이 보전되리라. 비록 작은 나라에 있지만, 중국의 명승지보다 훨씬 나은 곳이다. 그곳이 개벽이 될 때는 황계(黃鷄)가 하늘에서 울 때이다.

이곳에서 나는 것은 하늘 가득한 것이 떨어지는 땅이라. 이곳을 지켜 20년이 되면 석문(石門)이 우레 소리를 내며 깨어지고 30년을 살면 사마(駟馬)가 땅에 드나들 것이니 공명이 세상을 덮는다. 청학이 세상을 더욱 더 높게 날면 많은 공경(公卿)과 재상(宰相) 그리고 명사(名士)와 현인(賢人)이 배출되리라.

공문(孔門)에 사숙(私淑)한 자는 누구인가. 국가의 사부가 그것을 맡으리라. 기내(畿內)의 사람들이 최고의 명승으로 만들어 별천지가 되리니 천지개벽이 일어나리라. 선학(仙鶴)이 골에서 날아오르니 유() 씨의 복지(福地)요 학의 등에 타고 피리를 부니 강() 씨의 복지(福地). 금 거북이 진흙 속으로 들어가니 권() 씨의 복지(福地). 선학이 알을 품으니 정() 씨의 복지(卜地). 청학이 밭에 내려앉으니 서() 씨의 천지(穿地). 학이 옥녀에게 내려오니 황() 씨의 복지(福地). 달리던 노루가 어미를 돌아보니 김() 씨의 소지(召地). 선인(仙人) 춤추는 소매 자락 같으니 이() 씨의 응지(應地).

매가 꿩을 쫓아 내려가니 방() 씨의 복지(卜地). 황룡이 배를 업고 가니 하() 씨의 유지(留地). 옥등(玉燈)이 벽에 걸렸으니 천() 씨의 필지(必地). 다섯 신선이 둘러앉아 바둑을 두니 박() 씨의 복지(卜地). 소가 학림에 누워 잠자니 장() 씨의 유지(留地). 선학이 좇아서 가니 허() 씨의 복지(福地). 소가 학림에 누웠으니 노() 씨의 수지(守地).

상서로운 붕이 하늘에 날개를 펼쳤으니 작은 달이 10(), 오운(五雲)이 싸우며 여인이 관을 쓰고 벼슬을 한다. 풀이 풍성한 들판에 사슴이 놀고 소() 좌편에 가로 누워있도다. 청학이 서편으로 날아가니 산새가 크게 응하도다. 대숲에서 봉황이 우니 10일을 날마다 길하리라. 한 가운데 신선의 베개가 있으니 원형이정(元亨理定)이 마한(馬韓)에 갖추어 졌도다. 仙鶴이 좇아서 가버리니 청학이 하소연하는 것 같도다.

하소연도 말고 상소도 말고 오직 후인(後人)을 기다리며 조화를 미루어 볼지라. 건곤(乾坤)에 기운이 가득 모이니 복점(卜占)으로 그 주()를 지키리라. 전해 받고 조응(照應)하니 상서로움을 맡아 인재를 배출한다. 복록과 길상(吉祥)이 서좌(西坐)로 향하니 가장 아름답고 그 다음에 길하도다. 사람들이 오직 이곳을 찾으니 신풍(神風)을 한()하도다](참고자료/향토지 청암하복조 편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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