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발관, 미장원은 도시에서도 아직 동네 사랑방 역할을 얼마간 담당하고 있다.

- 나는 몇 년 전에 광진구로 이사한 후에 15년 다니던 이발관이 크게 멀지 않고 잘 했는데도 능동 이발관으로 옮겼다.

- 이발관 주인과는 물론, 여기서 만난 친구(?)와도 치맥을 했다. 동네에 사는 사람 이야기를 이들에게서 듣고 있다.

아직도 도시에서 사랑방 기능을 하는 대중업소는 이발관, 미장원이다. 두 업소 모두 신세대 형으로 이름이나 영업방법이 바뀌었지만 서울 강남이나 종로에 가도 옛 형태의 이발관 미장원이 성업 중이다. 특히 종로3가에는 실비 이발관이 족히 50개는 넘으리라 생각한다. 여기서는 이발에 염색까지 해도 이발비 총액이 1만원이 안된다. 이용해본 사람들은 말한다. 서비스는 떨어지지만 이발사는 모두 베테랑들이라고 한다.


나는 수입이 없어진 지금도 유일하게 사치하는 생활품목이 하나, 이발소다. 가격이 조금 비싸더라도 나이 지긋한 아저씨가 운영하는 동네 전통 이발관에 간다. 아래는 지금 다니고 있는 이발소에 다녀와서 몇년 전에 쓴 글이다.

"내가 시니어인 형편을 감안한다면 돈 안들이고 집에서 염색을 하여야 한다. 하지만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사치(?)라는 주장을 하면서 아직도 꼭 이발소에서 하고 있다. 최근에 광진구로 이사한 나는 오늘 사진에 있는 [능동 동네 이발관]에 이발을 겸하여 처음으로 들렀다. 주인이 요즘 이발사로서는 아주 젊어 보여서 나이를 물으니 50중반이라며 이발사 중에서는 아주 영계라고 스스로 말한다. ㅋㅋ
 
내가 나의 머리 염색에 필요한 주문사항을 말했다. 이발소에 치약이 있냐고 물으며 염색한 후에 머리 감을 때에는 꼭 치약으로 한번 감아 달라고 말했다. 부탁하는 이유를 당연히 알고 있을 줄 알았는데 주인아저씨 대답이 "왜요?" 다. 의외다. 염색하고 나면 머리가 많이 가려운데 치약으로 한번 감아주면 많이 순화된다고 일렀더니 그의 전문지식이 쏟아진다. 운이 좋다. 좋은 이발소를 찾아온 것이다.
 
치약으로 순화되는 수준이면 '감 염색약'을 사용하겠단다. 비용은 2,000원 더 받지만 한번 사용해 보란다. 결과가 만족하여 오늘 이 글을 쓴다. 머리 가려운게 아주 가볍다. 상쾌하다. 만일 효과가 적으면 다시 추천할 염색약이 있단다. 이름은 허브염색약인데 2가지의 약을 각기 발라야해서 시간이 많이 걸리기는 하지만 가렵지 않게하는 데는 최고라고 설명해 준다. 또 다른 약, 시간이 아주 많이 걸려서 주로 여성분들이 사용하는 천연 헤나염색까지 알려준다. 염색 후 가려움증이 두려운 나는 염색 지식 종합백화점을 만났다.
 
세상은 100세시대가 왔는데 비즈니스 활동연령은 자꾸만 젊어진다. 젊어서부터 근무해온 주된 직장에서 은퇴하는 연령이 남자는 이제 49세라고 한다. 이런 때이므로 혹 시니어가 할 수 있는 시간제 알바라도 기웃거릴려면 머리색갈이라도 까매야 한다. 이러니 염색수요가 많겠지? 나처럼 가려움 타는 사람도 있을테고, 그는 상대적으로 젊은세대라서 연구하고 조사하여 선배이발사를 이기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16살 때부터 50년째 이발을 해오고 있는 달인 이발사, 지난 달까지 나의 사치를 담당하며 동갑내기 친구였던 개롱역 개성시대 이발관 박형서 사장이 생각난다. 이사 온 새 터에 주민으로서 안착하려는 생각이기는 하지만, 크게 멀리 있지도 않은데 다니던 이발소를 가지 않으려니 조금은 마음이 아리다."
 
윗 글은 결과적으로 '이발소 주인이 의외로 젊고 염색도 잘하여 홍보해 주려고 쓴 글'이 되었지만, 처음에 그 이발관을 일부러 찾아간 동기는 아직도 우리세대에 유용하다 싶은 동네 사랑방에 신고하려는 목적이 제일 컷다. 협회 여성 회원중에 젊은 시절에 찾아다니던 고가의 강남 소재 미용실로 아직도 다니는 경우가 있는지 모르겠다. 나이 들어서는 아예 미장원을 가지 않는 경우도 있겠지만 이제는 동네 미용실, 네일 샵에 가기를 권한다. 여성들은 부녀회 활동 등이 있어서 남성보다는 동네 소식이 밝지만 동네업소를 이용하다 보면 주민으로서 얻는 소득은 기대 이상 이리라 생각한다.

이 책은 도시 시니어들이 동네에서 활동적인 생활을 함께하는 이야기로 시작했다. 하지만 익숙지 않은 새로운 시도라서 월요브런치클럽 잘하기가 생각보다 어렵다. 남녀 불문하고 이발관, 미용실은 아직도 누구나 가는 곳이다. 방향만 바꾸면 된다. 동네 업소로 가자고 독자에게 권한다. 동네의 전통 이용원, 미용실이 언젠가는 '동네 사랑방 사업'의 주체로 인정되어, 주민자치센터가 후원하는 시대도 오지 않을까 꿈같은 기대를 해본다.

 

저작권자 © 시니어 타임스(Senior Time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