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적으로나 공적으로나 정치인을 애도하는 글을 쓰려니 괜시리 손이 떨린다. 우리나라에서 지혜롭게 늙으려면 정치인 이야기는 입에 담지 않는 게 최선임을 잘 아는 까닭이다. 우리협회가 발행하는 시니어타임스의 기본원칙도 탈 정치, 탈 사건사고 보도라서 더욱 그렇다.

박원순시장에 대하여 보도하고 있는 300여개 이상의 미디어 기사 어디에도 박시장이 우리나라 현존의 중요 정치인 중에서 급증하는 시니어 유권자에 대한 이해도와 공적이 가장 높은 분이었다는 내용이 한줄도 노출되지 않고 있다. 자살에 이르게한 그의 성추행 혐의와 무관한 때문에 관심 주제가 아니겠지만 그는 우리나라에서 은퇴준비 교육을 최초로 도입한 장본인이다. 그는 서울시장에 당선되기 7년전, 시민운동가 시절에 희망제작소를 통하여 이미 '(은퇴자)행복설계아카데미'를 기획하여 꾸준하게 약500명의 수료자를 배출한 걸로 알고 있다.

공직에 들어서서는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당선되자 마자 은평구 불광역 인근에 '인생2모작센터'를 열었다. 현재의 '서울시 50플러스재단' 전신이다. 그의 행복설계아카데미 수료생들은 '사단법인 희망도레미'를 설립하여 전국적으로 중장년 사회공헌활동을 가장 왕성하게 모범적으로 실행하고 있다.

아무런 정치적 종교적 페미니즘적 이해관계 없이 시니어들의 사회활동을 우리 스스로 건강하게 모색하려는 시니어블로거들의 모임으로 5년여 전에 출발한 우리 (사)한국시니어블로거협회에서라도 그의 시니어 관련공적을 기록으로 남겨야 할 것 같아서 69세 18년차 시니어인 내가 일생 처음으로 정치인의 죽음에 애도를 표한다. "평안히 잠드소서". 오로지 이 이유 뿐이다. 내일은 협회원 몇 명과 시청앞으로 조문을 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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