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하면 소속이 없게 되는데 월요브런치클럽 회원으로 소속이 생긴다.

월요일이 되어도 마땅히 외출 나갈 곳이 없는데 나갈 마당이 생긴다.

다양한 경력의 활동적인 블로거들을 만나게 되니 없던 정보가 생긴다.

소속이 없다

주니어시절에는 직장이 소속이고, 자영업자는 동네 상인조합이라도 참여하여 어딘가 소속하게 되는데 시니어가 되면 소속이 없어진다. 무소속이다. 인간이 사회적동물이라는 단어에 굳이 의지하지 않아도 소속이 없는데 따르는 상실감은 나이가 깊어 갈 수록 외로움의 원인이 된다. 여기에 가족 해체 트렌드의 수혜자(?)까지 되면 이중의 무소속 고통을 한몸에 받게 된다. 시니어 남편들이 황혼이혼 당하지 않으려 아내에게 매달리는 잠재의식의 기저라 생각한다.

갈곳이 없다

은퇴 초반에 농담처럼 던지는 '백수과로사' 할 시간이 지나고 나면 월요일 아침에 일어나 눈을 떠도 특별히 갈곳이 없다. 오라는 곳도 없다. 당연히 갈곳도 없다. 소속이 있다면 멤버쉽 의무이행을 위하여라도 갈 곳이 있을 텐데 소속도 없다. 아무데도 갈곳이 없으니 당연히 산으로 극장으로 당구장으로 간다. 여기에서는 나 혼자서도 시간을 잘 보낼 수 있어서 간다. 하지만 이 시기가 길어지면 정말 사회에서는 잊히게 된다. 완전한 고독, 잊혀진 여인(?)이 된다. 생각만 해도 무섭다. 은퇴준비하는 일 중에 사실은 가장 중요한 일인데 우리는 돈만 생각하고 갈곳에 대하여 소홀히 한다.

정보가 없다

현대인의 삶은 정보에 의하여 움직이게 되어있다. 반복적인 단순한 삶이야 정보 없이도 잘 유지되지만 조금만 발전적인 행동, 행복을 추구하려면 그에 맞는 정보가 있어야 한다. 직장이나 단체에 소속되어 있으면 그 자체가 정보원 역할을 해준다. 하다 못해 동네 상인조합에서도 많은 정보를 받는다. 이제 소속이 없고, 갈곳이 없게 된 후로는 자연스럽게 정보에서 차단된다. 누구도 정보를 가져다 주지 않는다. 인터넷으로 정보를 얹는 다고? 틀린 말이다. 인터넷 정보도 기초정보가 있어야 정밀정보 획득이 가능하고 그냥 서핑해서 얻는 정보는 위험하기 그지 없다. 정보화시대에 정보가 없고 정보에서 소외되니 자연스레 무능해지고 시간이 가면 가속도로 무정보 상태가 된다. 여기에 시니어 고유의 아집성까지 가세하면 이제는 사회에서 격리(?)되어야 할 형편이 된다. 꼭 치매에 걸리지 않더라도 정신적 격리상태에 들어가기 쉽다.

이러한 3無 상태를 어떻게 극복 할 수 있을까? 내가 찾은 해답이 '시니어 월요브런치 클럽'이다.

회원이 되면 소속감이 생긴다. 이것이 첫째 보답이다. 동네 모임의 회원이 되는 것이니 최고의 안정적인 소속감이 생긴다. 둘째다. 월요일 오전에 만나는 클럽이니 월요일 부터 갈곳이 있고 이로 인하여 화요일 이후도 갈 곳이 꼬리를 물게 할 수 있다. 셋째다. 블로그로 정보를 교환하니 값진 정보가 그냥 생긴다. 나의 체험정보로 이웃에게 공헌 할 수도 있다.

국외자들의 많은 회의적인 시각에도 불구하고 내가 도시마을 시니어 월요브런치클럽을 협회의 최고 역점사업으로 계속하여 추진하는 이유다. 2017년 1월에 시범적으로 시작하여 서울시내에서 벌써 25개 지부가 성공적으로 닻을 내리고 있다. 강남 3구를 비롯하여 17개 자치구에서는 든든한 뿌리를 내렸다. 협회의 '시니어 3無' 해결전도사 역할이 힘을 받고 있다. 5만원의 입회비를 납부한 회원이 이미 365명을 훌쩍 넘겼다. 협회는 어떠한 형태로도 외부기관에 의탁함이 없는 순수한 민간 모임이다. 입회비가 최소한의 결속력을 구축하는 역할을 훌륭하게 담당하고 있다.

협회는 서울의 각 구청에 1개씩 총 25개, 2개씩 50개 등으로 브런치클럽 활동을 역동적으로 계속할 생각이다. 나는 한 개 클럽이 30명 정도의 회원으로 구성되고, 이들이 모두 異업종 경력의 시니어이기를 바란다. 어느 클럽이라도 몇 명의 현직 주니어와 시너지를 내는 모임이 된다면 클럽이 새로운 일자리의 묘종 밭이 될 수도 있겠다. 이 실험도 시작했다. 협회의 활동이 많은 시니어들에게 등대가 될 수 있기를 바라며, 나는 항상 지혜의 가르침을 기다리고 있다.

 

저작권자 © 시니어 타임스(Senior Time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