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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여명의 눈동자'
뮤지컬 '여명의 눈동자'
  • 김현자 기자
  • 승인 2020.02.11 22: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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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일요일 시니어블로거협회 회원들이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뮤지컬' 여명의 눈동자'를 관람했다. 여명의 눈동자는 독립 100주년을 맞이하여 동아시아의 격변기 10년을 배경 삼아 전개됐다고 한다. 특히 일제강점기를 통해 우리 민족이 뼈저리게 겪어야 했던 역사적 한과 애완 그리고 사랑을 바탕으로 구성된 뮤지컬이다.

이번 뮤지컬의 시대적 배경은 일제의 탄압이 막바지에 이르렀을 때를 맞춰 제작된 듯하다. 여명의 눈동자를 소개하자면 여명이 서서히 밝아지는 지리산에서 '지리산공비토벌사건'을 전재로 주인공 윤여옥이 총에 맞는 탕 소리와 함께 시작된다.

때는1943년 겨울 중국 남경부대 위안부로 끌려가 인고의 세월을 보내던 윤여옥과 일본군에 징용된 학도병 최대치와의 운명적 만남에서 이어진다. 두 사람은 같은 조선인의 아픔이라는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서로가 사랑에 빠지게 된다.

감시와 탄압 속에서도 두 남녀가 애틋한 사랑을 키워가던 중 여옥이 임신을 하게 된 동시에 남경부대의 이전을

알게 된다. 그들은 탈출을 시도하지만, 우여곡절 끝에 잡히고 만다. 두 사람의 행복은 잠깐이었고 최대치는 버마 전투로 윤여옥은 사이판으로 끌려가게 되면서 둘은 헤어지게 된다.

임신을 한 여옥은 사이판에서 군의관 하림에게 임신중절수술을 강요받게 된다. 하지만 그녀의 단호하고도 완강한 거절로 인해 아이를 유산시키지 못한다. 하림은 그녀에게 서서히 깊은 연민의 정을 느끼게 되고 정성으로 여옥을 돌봐주며 두 사람은 잠시나마 행복한 시간을 보내게 된다.

그러던 중 우리나라가 해방되면서 미국과 소련이 신탁통치를 주장하고 나선다. 그럴 즈음 다들 조국으로 돌아오게 된다. 여옥 역시 꿈에도 그리던 고국에서 독립운동가 아버지(윤홍철)와 해후하게 되지만 아버지는 좌, 우익으로 분열된 민족을 하나로 융합하고자 노력하다가 그만 총에 맞아 죽는다.

이렇게 엇갈린 운명 속에서 여옥은 남한에서 하림을 만나 결혼을 약속하며 새로운 삶을 시도하기로 한다. 그런데 공산주의 사상을 가진 최대치의 등장으로 인해 세 사람의 삼각관계는 여옥에게 있어 고통의 나날이 된다. 결국 여옥은 부상당한 아들 아빠 최대치를 선택하게 되고 하림은 먼발치에서 그들의 행복을 빌어준다.

그런 행복도 잠시 6.25 전쟁이 일어나고 여옥 가족은 공산당으로 몰려 재판을 받는 등 구구절절 복잡한 일들에 휘말린다. 결국 여옥의 가족은 제주도로 내려가 살게 된다. 그럴 즈음에 제주 경찰의 권력 남용으로 인해 제주주민과의 갈등이 생긴다. 경찰은 제주도 주민들을 빨갱이로 몰아붙이고 정부와 미국이 합세하여 제주도민 수만 명의 사상자를 내는 대참사가 일어난다. 그게 바로 제주 4.3사건으로 불리는 제주도 양민 대학살 사건이다. 여옥의 아들 역시 이 사건으로 인해 제주에서 죽게 된다.

제주도에서도 살 수 없게 된 최대치는 여옥의 고향인 남원 지리산으로 숨어든다. 정부는 여옥을 미끼 삼아 지리산으로 데려가고 그녀가 허헛 거리며 숨 가쁘게 지리산에 오르자 땅 총소리와 함께 쓰러지는 여옥을 보며 최대치가 뛰어나온다. 이렇게 해서 지리산 공비토벌 소탕작전이 시작되면서 뮤지컬은 끝이 난다.

이번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공연하고 있는 여명의 눈동자는 우리 민족의 가슴 아린 역사의 한 장면을 한 치의 오차도 없이 그대로 보여주는 듯했다. 특히 시대의 아픔 속에 스며든 한국형 러브스토리라고 소개하지만, 선조들의 갈기갈기 찢긴 상처를 사실화시킨 뮤지컬이 아니었나 싶다. 배트랑 탤런트들과 연극배우 등 수십 명으로 구성된 출연진 역시 지난 세월의 응어리를 몸으로 녹아내리듯 연기로서 끌어냈다고 본다.

한편 여명의 눈동자를 보면서 남원시 뱀사골이 떠올랐다. 지금도 뱀사골에는 그 당시 빨갱이로 몰려 죄 없이 죽어간 양민들을 위로하기 위한 위령탑이 남아있다. 또한, 빨치산 토벌작전으로 인해 뱀사골 계곡물은 붉은 피물이 되어 흘러내렸다고 한다. 계곡에 널따랗게 깔린 바위에서 총살이 자행되었고 바위에 피가 스며들어 지금도 거무스름한 바위가 남아있다는 어른들의 전설 같은 옛이야기가 기억나기도 했다.

전쟁의 소용돌이에 휘말려 죄 없이 죽어간 우리 민족의 삶은 그대로 재연시킨 듯하여 더욱더 감명 깊게 보았다. 특히 시니어블로거협회 상임 이사님 덕분에 R석 12만 원짜리 뮤지컬을 아주 편안하게 보게 되어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여명의 눈동자 공연 기간은 2020. 1. 23(목)~2. 27(목)까지이다. 티켓 가격은 나비석 14만원. VIP석 14만원, R석 12만원, S석 9만원, A석 5만원이다. 그러나 할인행사가 많이 있으므로 찾아보면 좋을 것 같다.

전화 02) 765-7720, 02) 764-9102로 문의하면 된다.

여명의 눈동자 포스터
여명의 눈동자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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