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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갑숙의 미국생활기] 애플 25
[김갑숙의 미국생활기] 애플 25
  • 김 갑숙 기자
  • 승인 2019.12.22 04: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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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들 (5)

인간사라 시작이 있었으니 마지막이 있었다. 미 전역의 한인 사회에 미친 경악스런 충격은, 두려웠고 떨렸고 삶의 근간이 흔들리었다. 중세 이전에나 있을 법한 국가 대 국가의 전쟁에서 승전국이 패전국 전부를 초토화시켰던 역사가 눈앞에 그려졌다. 패전국 마을의 어린아이 유아까지도 무참하게 살상하였던 역사가 다시 20세기에 재현되는 것인가 할 정도였다.

​미합중국이라는 전 세계의 모든 나라 사람들이 골고루 모여 살고 있는 나라에서, 사회 형성 과정에서 나 역사적으로나 신이 내린 광활하고 기름진 영토에서 인간의 최고 가치인 자유를 열망하는 최고 수준의 사람들이 모여 이룬 국가가 아니든가. 인간이 만드는 국가 정체에서 어쩌면 최상의 이상 국가라 생각했던 나라다. 능력대로 평등하게 합법적이라면 누구에게나 정당한 사유권이 보장되는 나라다. 물론 인권은 재산권 이전의 기본권이지 않던가.

그런 질서의 사회에서 발생한 엄청난 무법천지는 마카로니 서부영화에서나 보았던 악마가 지배하는 사회로 현실 사회가 둔갑하고 있다는 것이 섬득하게 위기감이 들었다. 한두 가게의 피해로 사건이 마무리되지 않고 시간을 끌면서 흑인과 남미인들의 분노가 자자들지도 않고 경찰의 진압도 없었다. 경찰이 적극적으로 진압하지 않았다는 것에는 개운치 않은 뒷말이 많았다. 이 사건은 경찰의 로드니 킹구타 사건과 결합되어 있었다.

의도적으로 흑인들의 분노를 한인 커뮤니티로 돌렸다는 후문이 돌아 한인들에게는 더욱 경악스럽고 허탈했다. 갱단의 터 싸움에서 총알받이가 되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개죽음의 의미가 더욱 생각하는 사람들에게는 가슴을 후벼파는 아픔이 되었다. 매스컴도 한인들에게 후호적이지만은 않았다. 난동군들의 폭력성을 들어내지도 않았고 억울한 한인 커뮤니티의 사정을 적극 해명해 주지도 않았다.

시간이 흐르면서 미국의 양식을 가진 시민들 사이에서 이성을 찾기 시작하였다. 겉보기와 다른 사건의 추한 속내가 이성을 찾은 사람들의 눈에 보이기 시작하였다. 분위기는 차차 이렇게 흐르는 역사는 나라 전체가 파국으로 치달을 수밖에 없다. 개인의 억울함이 흑백 분규로 발전하고 흑백 분규가 엉뚱하게 소수민족 그룹에게 린치식 가해를 하는 사회 흐름은 사회나 국가의 힘을 약화시키고 악의 힘이 지배하는 역사로 흐르게 할 것이라는 사리에 맞는 판단이 나왔다.

매스컴도 악의 늪에서 일어났고 경찰도 스스로의 임무를 자각하기 시작하였다. 일부 올바른 신앙을 가진 타민족의 종교인들이 외롭게 고투하는 한인들에게 힘을 실어주었다. 소극적인 매스컴을 비판하고 경찰의 근무태만을 꼬집었다. 90%가 가톨릭 신자인 남미인들 폭도들에게도 신앙양심을 깨우는 조언들이 나왔고 번지수가 다른 흑인 폭도들의 분노의 대상에 대하여 좀 더 이성적인 판단을 하라는 격문이 나오기 시작하였다.

​정상사회로의 복귀를 원하는 여론이 힘을 얻으면서 모두들 제 기능으로 작동되기 시작한 것이었다. 뺨은 종로에서 맞고 한강에서 눈흘김을 하는 사람들, 그 군상들이, 그 힘이 얼마나 비굴하고 허약한가는 역사가 입증해 준다. 분노가 절대로 정당한 권리를 찾아주지 않는다. 분노는 대상과 방법이 정당하였을 때만 힘을 얻고 모두에게 좋은 발전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사건이 진정 국면으로 들어서면서는 와중에서도 아름다운 이야기들이 많이 나왔다. 이웃과 잘 지났던 한인들은 좋았던 관계의 흑인 남미인 이웃들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기도 했다. 특히 결혼 입양등으로 다민족 가정에서는 동병상련의 진정 어린 도움을 준 이야기가 많았다. 매스컴들이 이런 미담들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면서 진정 국면을 조금이라도 더 빨리 만들었지 않았겠나 하는 생각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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